[건강]숙면의 방해꾼 '코골이' "체중줄이고 옆으로 누워자라"

  • 입력 2002년 2월 3일 17시 15분


“코고는 소리 때문에 아내와 같은 방에서 잠을 못 잔다”, “잠자고 일어나도 개운하지 않고 머리가 아프다”, “낮에도 졸려 일을 하거나 운전을 하는데 방해된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사는 최모씨(33·회사원)가 최근 겪고 있는 상황. 그는 잠을 잘 때 코를 심하게 골기도 하며 잠시 동안 숨을 멈추는 일도 자주 있다.

최씨는 ‘코골이 수술’이 있다고 들었지만 선뜩 마음이 안 내킨다. 최근 코콜이 수술로 모 국회의원이 사망했다는 소식에 잔뜩 겁을 먹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골이 치료는 수술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코골이 치료는 정신과 이비인후과 호흡기내과 치과에서도 다양하게 하고 있다.

의료진이 환자의 코고는 원인을 알기위해 수면다원검사실에서 잠자는 환자의 상태를 체크하고 있다.

▽코고는 이유〓숨을 쉴 때 공기가 입천장 목젖 편도선 혀 등과 같이 부드러운 구조물을 지난다. 낮엔 이 부분들이 제자리를 유지하도록 주위 근육들이 붙잡아 준다. 낮에는 이 부분들이 공기 통로를 막지 않아 소리가 거의 나지 않지만 잠자는 동안엔 근육들이 축 늘어져 공기의 통로가 좁아진다. 이 때문에 공기가 통과할 때 주변의 부드러운 구조물이 진동이 돼 코고는 소리를 낸다.

국내 전체 인구의 20∼25%가 코골이며 남자가 여자보다 3배정도 많다. 40세 이상의 경우 매일 코 고는 사람이 남자는 60% 여자는 40%로 증가된다.

▽정신과, 신경과, 호흡기 내과에선〓코골이 하는 사람이 잠을 자는 도중 코도 골지 않고 10초이상 호흡하지 않으면 수면무호흡증. 하룻밤 40번 이상 수면무호흡증이 나타나면 치료대상. 진단을 위해서는 ‘수면다원검사’를 한다.

이는 병원에서 1박2일 정도 있으면서 잠자는 동안(8시간) 심전도 코골이정도 혈압 호흡운동 산소포화 등을 종합적으로 측정하는 것.

수면무호흡증을 치료하지 않을 경우 기억력이 떨어지고 짜증 성격변화 우울 급성불안 발작 등의 정신과적인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운전 중 조는 경우가 많아 교통사고 위험이 3∼5배 증가한다.

이 증세로 병원에 찾아오는 환자의 70∼80%가 비만이다. 따라서 체중을 줄이고 옆으로 누워서 잠을 자게 하는 체위 요법이 치료 초기에 사용된다.

수면무호흡증 환자에게 가장 흔히 사용되는 지속적 상기도 양압기를 이용한 치료.

주 치료법은 ‘지속적 상기도 양압기’를 이용하는 것. 이는 코를 통해 일정한 압력의 공기를 넣어 주는 기계장치로 막혀있는 숨구멍을 열어준다. 마치 늘어진 풍선에 공기를 주입해 폐쇄된 통로를 넓히는 것과 같다. 하지만 코에 마스크를 껴야 하므로 이에 적응을 할려면 3주 정도 걸리는 단점이 있으며 불편을 느껴 도중에 포기하는 환자도 있다. 사람마다 다르지만 6개월 이상 사용하며 90% 정도에서 효과가 있다.

호흡근을 자극하는 약을 이용한 약물치료도 있지만 부작용으로 수면을 방해하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효과적이지 못하다.

▽이비인후과에선〓편도나목젖이 상대적으로 커져서 잠잘 때 위쪽 숨구멍를 막으면 이비인후과에서 치료를 받아야 하며 수술을 받아야 할 경우가 많다.

내시경이나 방사선 등으로 목 부위를 검사한 뒤 수술 여부를 결정한다. 입천장과 목젖 편도선 일부를 절제해 숨구멍 공간을 넓혀주는 ‘구개인두성형술’이 이용된다. 증상이 비교적 가벼운 단순 코골이 환자에겐 국소마취 뒤 레이저나 고주파을 이용해 목젖과 입천장 일부를 제거하기도 한다.

수술 후엔 2주 정도의 지속적인 통증이 있을 수 있고 출혈 때문에 기도가 막힐 수도 있다. 이외에 감염, 음식삼키기 곤란 등과 같은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수술후 5일 정도 입원해서 안정을 취한다. 수술 4주 뒤엔 ‘수면다원검사’로 상태가 좋아졌는지 여부를 체크하는 것이 좋다.

치료효과는 50∼70% 정도다. 하지만 6개월∼2년 사이 55% 이상 재발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치과에서는 구강내 장치를 입안에 끼우는 치료로 코고는 증상을 개선시킨다.

▽치과에선〓증상이 가볍거나 수술로도 효과를 보지 못한 환자, ‘지속적 상기도 양압술’사용을 꺼리는 사람들은 차선책으로 치과 치료를 택할수 있다. 치과에서는 주로 구강내 치료장치를 사용한다. 이는 수면 중 틀니 비슷한 플라스틱 장치를 입안에 끼게 하는 것으로 기도를 넓혀줌으로써 증상을 개선시킨다.

코골이환자의 80∼90%에서 효과있다. 수면무호흡증의 경우 50∼60%에서 효과 본다. 초기 부작용으로 타액분비가 증가되거나 잠을 깬뒤 일시적인 불편감이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사라진다.

(도움말〓서울대의대 신경정신과 정도언교수, 서울대치대 정성창교수, 고려대의대 안산병원 호흡기내과 신철교수, 민원식 이빈인후과원장)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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