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미래는 세라믹"…그룹차원서 신소재 개발 착수

  • 입력 2001년 12월 13일 18시 15분


삼성그룹이 정보기술(IT)산업의 ‘흙’으로 불리는 세라믹 신(新)소재를 반도체에 이은 그룹의 차세대 핵심산업으로 집중 육성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삼성전기와 ‘요코하마 삼성연구소’(일본 현지법인인 삼성저팬 산하 연구소)를 중심으로 그동안 전량 일본 수입에 의존해 왔던 세라믹파우더 연구개발에 착수했다. 또 삼성코닝과 삼성종합기술연구원을 통해서도 고부가가치 제품인 나노세라믹파우더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해당 계열사의 세라믹 연구개발 투자비만 해도 연간 총 5000억원에 이른다.

신소재 개발에 성공할 경우 삼성은 수천억원대의 수입대체 효과를 거두는 것은 물론 영업이익률 개선에도 큰 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장기적으로는 수조원대의 수출시장도 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해당 계열사 세라믹사업에 총력〓삼성은 삼성종합기술원에 근무하던 관련 연구인력들을 전기나 코닝 등의 계열사로 배치해 세라믹 소재 연구에 힘을 쏟고 있다.

우선 삼성전기는 요코하마 삼성연구소와 공동으로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의 원료인 세라믹파우더 개발을 진행 중이며 내년말까지는 다양한 세라믹파우더를 직접 제작한다는 계획. 특히 요코하마 연구소는 기술이 앞선 일본 업체들의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역할까지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코닝도 세라믹을 미래 유망사업으로 지정하고 2005년까지 2000여억원을 투입해 세라믹 사업을 집중 육성키로 했다. 삼성코닝은 이를 위해 호주 ANT사(社)와 공동으로 합작법인을 만들어 반도체 제조공정에 사용되는 나노세라믹파우더 개발을 추진 중이다.

특히 이미 생산 중인 액정화면(LCD)의 투명 전도막용 세라믹 제품의 품질을 높인 뒤 일본과 대만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계획. 삼성종합기술원도 별도의 인력으로 나노세라믹파우더를 개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세라믹 신소재 제조기술을 확보할 경우 다양한 IT관련 신부품을 직접 개발할 수 있어 핵심사업의 부가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다”며 “특히 이 기술을 기반으로 미래 첨단산업인 신소재 사업에도 진출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라믹 신소재는 어떤 사업〓세라믹 신소재란 열을 가해 만든 무기질 재료로 IT관련 부품에 반드시 사용된다.

삼성전기가 양산에 성공한 MLCC는 종이컵 한 개의 분량이 3000만원을 호가할 정도로 부가가치가 높다.

하지만 원재료인 세라믹파우더는 해외로부터 전량 수입되는 등 아직까지는 일본 미국 독일 등에 비해 연구개발이 크게 뒤져 있다. 특히 일본의 무라타제작소는 세계 세라믹 신소재 부품시장의 80%를 차지할 정도로 기술력이 앞서 있다.

<박정훈기자>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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