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기술 따라잡기]초음파 미용기

  • 입력 2001년 11월 5일 18시 57분


초음파 미용기로 매니큐어를 지우는 모습.
초음파 미용기로 매니큐어를 지우는 모습.
박쥐는 어두운 밤하늘을 자유자재로 날아다니면서 조그만 나방의 날갯짓까지 알아챈다. 박쥐의 밤눈은 바로 초음파. 박쥐는 초음파가 물체에 반사돼 오는 것을 감지한다.

이제 초음파가 가정에까지 파고들고 있다. 초음파 가습기, 초음파 모기 퇴치기에서 청소용 로봇의 길잡이 역할을 하는 초음파 센서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이용되고 있다. 그런데 최근에는 여성들의 미용에도 초음파가 이용되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박쥐의 소리가 어떻게 미인을 만들까.

소리는 물체가 내는 진동이 공기와 같은 매질을 통해 전달되는 것이다. 1초간 1회 진동하면 1㎐(헤르츠)의 주파수를 갖는다고 말한다. 사람이 들을 수 있는 소리의 주파수는 20∼2만㎐. 박쥐가 내는 소리는 2만㎐ 이상이다.

초음파 미용기는 산업 현장에서 이용되는 초음파 세척기에서 원리를 가져왔다. 초음파 세척기에서 사용되는 주파수는 보통 2만8000㎐ 또는 4만㎐. 1초에 수만번의 진동이 발생하면서 액체 속에 수많은 기포를 발생시킨다. 기포가 깨어지는 순간 온도가 약 1500℃이고 압력 또한 수백 기압에 달할 정도다. 이러한 수많은 기포가 사람의 손이 미치지 않는 미세한 부분까지 깨끗하게 세척해준다.

그렇지만 기포로 인해 세척 대상에 손상이 갈 우려가 있거나 또 불순물의 크기가 매우 작은 경우에는 ㎒(메가헤르츠〓100만㎐) 단위의 세척기를 사용한다. 반도체 웨이퍼 세척이 바로 그러한 예이다.

미인의 피부 역시 반도체만큼이나 소중하다고 볼 수 있다. 초음파 미용기는 보통 1㎒에서 3㎒의 주파수를 갖고 있다. 피부에 함유된 수분에 발생한 기포가 피부 틈새에서 터지면서 노폐물을 제거하는 것이다.

<이영완동아사이언스기자>puse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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