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사오마이?]많은 비 강한 바람 동반

  • 입력 2000년 9월 13일 17시 32분


‘지나갔다 싶으면 또 찾아오는 반갑지 않은 손님.’

해마다 7∼10월이면 북태평양 남서해상에서 생겨나 한반도를 위협하는 공기의 소용돌이, 태풍 이야기다. 제12호 태풍 프라피룬이 휩쓸고 간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더 강력한 태풍 ‘사오마이’가 한반도를 향해 다가오고 있다.

올해 한반도에는 유독 태풍의 영향이 컸다. 기상학적으로는 열대성 저기압 중 중심 최대풍속이 초속 17m 이상으로 폭풍우를 동반한 것을 태풍이라 하는데 세계적으로 올해 발생한 태풍은 모두 16개다. 예년의 평균태풍 발생수 28.1개에 비하면 훨씬 적다.

이중 한반도에 영향을 미친 것은 제4호 태풍 카이탁과 6호 볼라벤, 12호 프라피룬, 그리고 14호 사오마이 등 4개. 예년에 3.1개 정도가 한국에 직간접으로 영향을 미친 데 비하면 피부로 느끼는 ‘태풍 체험’은 훨씬 강한 편이다.

베트남어로 금성이란 뜻을 지닌 사오마이는 올해 한반도에 영향을 미친 태풍 가운데 가장 강력한 태풍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성기(最盛期) 중심 최대 풍속 초속 50m, 중심기압 925¤에 풍속 15m/s 이상 반경이 410km에 이르는 데다 생명력이 끈질기다. 이 때문에 제15호 태풍 보파와 제16호 태풍 우콩이 이미 소멸된 뒤에도 살아남아 한반도를 위협하고 있는 것. 일부 예보관은 “사오마이가 보파를 잡아먹고 올라오는 것”이라고 표현한다.

그러나 사오마이가 북상하면서 한반도의 차가운 기온과 만날 경우 어떻게 변할지는 예측불허다. 태풍은 바다의 온도에서 힘을 얻는데 기상학적으로는 해수면 온도가 26도 이상, 공기가 따뜻하고 수증기가 많으며 공기가 불안정한 상태에서 왕성한 영향력을 행사하기 때문이다.

서해안 부근으로 올라와 더 발달했던 제12호 태풍 프라피룬의 경우 당시 서해수면 온도가 26∼27도에 이르렀으나 지금은 24∼26도에 불과하다.

사오마이의 경우 규모가 크고 수렴대가 넓어 많은 비와 강한 바람을 동반할 것으로 보인다.

<서영아기자>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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