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인터넷 검색엔진이 몰려온다

  • 입력 2000년 9월 1일 18시 27분


기술력과 높은 인지도를 지닌 외국산 인터넷 검색엔진들이 국내로 몰려들고 있다.

우리나라 인터넷사용자수가 최근 1600만명을 넘어선데다 인터넷서비스 업체들이 포화상태로 난립하고 있어 인터넷서비스의 필수장비인 검색엔진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 그동안 국내 시장은 토종 업체들이 개발한 제품들이 많은 시장점유율을 차지했으나 구글 잉크토미 와이즈넛 등 세계정상급 검색엔진들이 이미 국내에 진출했거나 진출을 곧 앞두고 있어 적지 않은 시장 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내수시장 잠식하는 해외 검색엔진〓전세계적으로 웹문서량이 20억페이지에 이르고 아침에 눈뜨고 일어나면 매일 150만쪽의 웹문서가 새로 생겨날 정도로 문서량이 급증하면서 시간이 갈수록 검색엔진의 성능이 주목받고 있다.

외국산 검색엔진들이 주로 내세우는 장점이 바로 성능. 미국시장의 40%를 차지하는 검색엔진의 강자 잉크토미를 물리치고 야후에 검색엔진을 탑재한 신예 구글은 무려 10억페이지를 색인(Index)할 수 있다. 한국인 유학생들이 개발한 와이즈넛 역시 5억페이지 이상을 단시일 내에 색인하는 빠른 처리속도를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검색엔진은 국내 주요 포털사이트에 잇따라 채택되는 추세. 천리안은 7월초 미국 잉크토미의 검색엔진을 탑재했으며 국산 검색엔진을 이용해온 다음도 올해 초 독일 베텔스만의 ‘파이어볼’로 검색엔진을 교체했다. 라이코스코리아 역시 미국 카네기멜론대가 개발한 검색엔진을 이용중이며 네띠앙도 미국 브레인테크놀로지와 손잡고 이달 초부터 인공지능형 검색서비스를 시작할 예정. 국산 검색엔진을 사용중인 야후코리아도 한글 지원기능만 갖춰진다면 외국산 검색엔진으로 대체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이밖에 구글이 한국어 시범서비스를 시작하며 국내 진출을 서두르고 있고 와이즈넛도 11월경 차세대 검색엔진을 내세워 국내 시장 공략에 나선다.

▽한글 처리에는 역시 토종이 유리〓현재 국내에서 개발된 검색엔진은 최대 1500만∼2000만페이지의 웹문서 색인이 가능하다. 한국인이라고 한글문서만 찾지는 않는데다 정보량이 급증하고 있어 색인범위를 확장하는 일이 시급한 실정.

그러나 영어와는 다른 한글 고유의 특성이 외국산 검색엔진의 내수시장 잠식을 가로막는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네이버 이해진 사장은 “검색엔진은 성능만으로 좌우되지는 않는다”면서 “네티즌이 원하는 정보를 단시간 내에 잘 정리된 형태로 보여주는 능력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성동기기자>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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