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 "IMT-2000特需 양보 못해"…핵심부품개발에 대투자

  • 입력 2000년 8월 31일 18시 47분


차세대이동통신(IMT―2000) 부품시장을 놓고 전자부품 분야의 양대 강국인 한국과 일본의 경쟁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IMT―2000 서비스가 내년부터 세계 각국에서 시작되면 부품 수요도 당연히 급증하기 때문이다. 특히 단말기 원가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3대 핵심부품인 디스플레이 배터리 모뎀칩에서 ‘격전’이 벌어지고 있다.

▽디스플레이〓IMT―2000단말기 액정화면은 지금의 액정디스플레이(LCD)보다 20배 이상 밝고 데이터 응답속도도 1000배 빠른 ‘유기전기발광(유기EL)’이 널리 쓰일 전망.

유기EL의 경우 일본업체들은 90년대 초반부터 연구를 시작해 제품 개발을 마무리하고 양산을 앞둔 상태이며 국내에서는 삼성SDI와 LG전자가 대대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중 양산에 들어가는 삼성SDI는 2005년까지 1조1000억원을 투자, 세계시장 1위를 차지하겠다는 계획. LG전자도 내년 상반기 유기EL을 적용한 단말기를 출시하고 구미공장에 1000억원을 투자, 2002년부터 연간 1200만개를 생산할 예정이다.

▽배터리〓현재의 니켈―수소 전지보다 가볍고 작으면서도 용량은 훨씬 큰 리튬이온이나 리튬폴리머 등이 널리 쓰일 전망이다.

현재 리튬이온전지는 세계시장의 90% 이상을 산요 소니 등 일본 업체가 차지하고 있으나 삼성SDI LG화학 등 국내업체들의 도전도 만만치 않다.삼성SDI는 2003년까지 4500억원을 투자, 연간 1억6000만개의 리튬전지를 생산해 세계 5대메이커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며 LG화학도 대만업체와 1억1000만달러어치 공급계약을 맺은데 이어 모토로라와 100만개 공급계약을 체결, 일본업체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모뎀칩〓IMT―2000에서 비동기식을 채택한 일본은 최대 이동통신업체인 NTT도코모 주도로 칩 개발 전문업체인 요잔사가 내년말을 목표로 비동기식 모뎀칩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삼성전자는 퀄컴과 비슷한 시기인 올해말까지 IMT―2000용 모뎀칩을 개발할 예정. 그러나 동기식 IMT2000의 기본인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원천특허를 가진 퀄컴이 세계 최고의 CDMA기술을 가진 삼성전자를 두려워한 나머지 자사 기술을 이용한 모뎀칩의 해외수출을 허용치 않고 있기 때문에 고전이 예상된다.

<정영태기자>ebizwi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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