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휴진 사흘째]일부 전공醫 가담 불편 가중

  • 입력 2000년 4월 6일 19시 38분


‘준비안된 의약분업 반대’를 주장하며 사흘째 집단휴진을 벌이고 있는 대한의사협회산하 의권쟁취투쟁위원회는 6일 오후 중앙위원회를 열고 집단휴진을 무기한 연장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서 의사들은 ‘일단 환자 진료에 복귀하자’는 주장과 ‘보건복지부의 태도에 변화가 없는 만큼 휴진을 연장하자’는 의견이 팽팽히 맞선 가운데 난상토론이 벌어졌다.

이에 앞서 이종윤(李鍾尹)복지부차관은 이날 오전 과천에서 김재정(金在正)의쟁투위원장을 만나 휴진 철회와 함께 의약분업 참여를 요청했고 김위원장은 의료계의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한편 집단휴진 사흘째를 맞아 일부 병원에서 인턴과 레지던트 등이 파업에 가담함으로써 진료차질과 함께 환자들의 불편아 가중됐다.

각 종합병원에는 20∼30%씩 환자들이 늘어나 진료 및 수납시간이 평소보다 배이상 길어져 환자와 보호자의 불만이 계속됐으나 긴급한 환자가 진료를 못받는 의료대란은 발생하지 않았다.

한 살배기 아들이 새벽녘 열이 나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소아과를 찾은 주부 홍모씨(31·서울 서초구 서초동)는 “동네 의원을 찾아다녔으나 모두 휴진이어서 급히 큰 병원을 찾았다”며 “1시간을 기다렸으나 앞에 수십명이 대기중이어서 언제 진료를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발을 동동굴렀다.

같은 병원의 한 보호자도 “의료 개혁을 한다면서 환자들을 볼모로 삼는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불만을 털어놨다.

비상 근무체제에 들어간 서울대병원 역시 마찬가지. 여덟 살된 아들이 귀가 아파 부랴부랴 이 병원을 찾은 주부 박은혜씨(35·서울 마포구 공덕동)는 “아들이 자꾸 아프다고 보채는데 1시간반이나 기다리고 있다”며 “몇 번 항의해도 의사가 별로 없어 기다리라는 말밖에 듣지 못하고 있다”고 울상을 지었다.

중앙대의료원의 용산 필동병원은 전공의 200여명 중 60∼70%인 130여명이 휴진에 참여, 예약된 수술은 미뤄지고 긴급한 응급수술로 진행됐다.

이날 전국적으로 약 73%인 1만3750여개의 병원이 휴진했으며 일부 병원의 인턴과 레지던트 등도 모임을 갖는 형식으로 휴진했으나 오후 들어 업무에 복귀하는 모습이었다.

한편 대부분의 지역 병원들이 사흘간 휴진한 가운데 울산 지역 의사들은 1일부터 휴진을 계속해 환자들은 큰 고통을 겪었다.

<정성희김명남기자> shchu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