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체가 통신위성 역할 대신한다…NASA '헬리오스'

  • 입력 1999년 10월 22일 19시 15분


21세기에는 통신방송위성의 역할을 헬리오스(Helios)라 불리는 거대한 날개를 가진 비행체가 대신할 지도 모른다.

NASA(미항공우주국)의 ‘ERAST(항공기와 센서기술의 환경연구)’프로젝트에 따라 13일 헬리오스 비행체가 처음 하늘에 올라갔다.

작년 11월에 시험비행한 ‘센튜리온’ 비행체에 이어 두번째. NASA가 15년간 추진해온 노력이 결실을 맺을 것인지에 과학자들은 주목하고 있다.

헬리오스는 태양전지판으로 이루어진 반짝이는 날개를 갖고 있다. 날개를 활짝 폈을 때 길이가 76.8m로 웬만한 여객기의 2배가 넘는다.

15∼21㎞ 상공을 시속 27∼34㎞의 속도로 날면서 지상을 관측하거나 주요 도시에 통신 및 방송서비스를 할 수 있다. 비행체의 무게는 727㎏이고 탑재중량은 100㎏.

이 비행체는 연료가 필요없고 조종사도 없다. 지상관제소에서 원격조종으로 움직이며 낮동안 태양으로부터 받은 에너지를 이용해 자체 엔진으로 프로펠러를 움직인다. 한 번 이륙하면 6개월동안 상공에 머물면서 마치 인공위성처럼 지구를 따라 돈다. 제트기류나 대기권 위에서 비행하기 때문에 날씨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과학자들은 오랫동안 인공위성보다 효율적인 비행체의 개발을 꿈꾸어왔다. NASA는 과학계의 이같은 희망에 따라 프로젝트를 마련했고 항공기업체들은 인공위성의 값싼 대용물을 시장에 내놓으려고 기술개발에 힘을 쏟았다.

구름보다 높이 나는 헬리오스 비행체는 열대성 태풍의 심장을 자세히 들여다보거나 고성능 망원경으로 다른 태양계의 행성 사진을 찍을 수도 있다. 그러나 주된 이용분야는 역시 방송통신.

헬리오스를 제작한 미국 캘리포니아주 소재 에어로바이론먼트사 R 모건부사장은 “고속 무선통신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통신장비를 싣고 주요 도시의 상공을 맴도는 일련의 비행체 함대를 구상하고 있다”며 “2003년경에는 이런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한다.

헬리오스의 장점은 비용이 싸다는 것. 인공위성 1기를 제작, 발사하는데 드는 1억달러에 비해 헬리오스는 고작 300만∼500만달러가 소요된다.

인공위성은 항상 같은 위치에 머물지만 비행체는 우리가 원하는 어떤 위치로도 이동하고 정기점검을 위해 지상으로 내려올 수도 있으며 최신 기술로 뜯어고쳐 다시 띄울 수도 있다.

그러나 비행체가 여객기와 충돌하거나 고장을 일으켜 도시로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지구환경에도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아직 짐작하기 힘들다.

인공위성을 대체할 비행체의 개발은 이리듐 등 수십억달러를 쏟아부은 저궤도 통신위성사업이 최근잇따라실패하면서대안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출처 www.aerovironment.com

〈김학진기자〉jean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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