有線서 휴대전화로 통화, 3분에 324~468원

  • 입력 1999년 10월 20일 19시 33분


유선전화로 휴대전화에 전화를 걸 때 요금이 턱없이 비싸 현행 전화요금 체계가 극히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무성하다.

휴대전화를 이용해 전화를 걸면 갖가지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유선전화로 휴대전화에 전화할 때는 아무런 할인 혜택이 없어 3분당 324∼468원을 물어야 한다.

휴대전화보다도 비싼 요금을 내는 셈.

20일 정보통신부와 업계에 따르면 유선전화 가입자들은 작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1년6개월동안 휴대전화에 건 전화요금으로 무려 2조7583억4600여만원을 낸 것으로 밝혀졌다. 유선전화 가입자 2000만명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가입자당 13만8000원을 지불한 셈이다.

유선전화간 시내전화요금이 3분당 45원인데 비해 유선에서 무선으로의 통화료는 최고 11배나 더 비싸다.

SK텔레콤(011) 신세기통신(017)과 한국통신프리텔(016) LG텔레콤(019) 한솔PCS(018) 등 5개 사업자의 휴대전화에 가입한 고객의 경우 표준 통화요금으로 10초당 19∼26원을 낸다.

그러나 심야시간과 주말 공휴일에는 30% 이상 할인된 요금을 내는 것은 물론 올들어 휴대전화업체마다 신규고객 유치를 위해 10초당 9원까지 낮춘 선택할인요금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그러나 유선 무선간 전화요금체계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유선전화 가입자들은 선택요금 할인은커녕 휴대전화 가입자면 누구나 누리는 심야나 주말 할인조차 받지 못한채 통신업체들이 일방적으로 결정한 비싼 협정요금을 부담하고 있는 실정이다.

소비자들로부터 징수한 통신요금은 시내전화사업자인 한국통신과 5개 이동통신사업자가 ‘접속료’라는 명목으로 나눠 갖는다. 한국통신은 SK텔레콤 신세기통신과는 35대65로, PCS사업자들과는 30대70으로 고객으로부터 징수한 전화요금을 배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유선전화 가입자들은 가정에서도 휴대전화에 전화를 걸 때에는 유선전화를 쓰지 않고 휴대전화를 이용하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김관수씨(D건설 대리·32)는 “휴대전화 서비스가 등장한 이후 집에서 쓰는 유선전화요금이 거의 두 배로 늘어났다”며 “유선에서 무선으로의 통화요금에 어떤 할인혜택도 주지 않는 것은 통신업체들이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휴대전화업체들은 “유선에서 무선으로의 통화요금은 한국통신이 결정권을 갖고 있다”고만 밝혔다.

그러나 한국통신측은 “한국통신이 휴대전화업체에 주고 남는 접속료가 유선망 접속 및 시내전화 원가에도 못미치고 있어 현재로선 유선 무선간 통화료를 낮추긴 어렵다”고 밝혔다.

〈김종래기자〉jongra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