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름 1㎞ 소행성, 지구와 충돌땐 생명체 「끝장」

  • 입력 1998년 8월 11일 19시 23분


소행성은 더이상 ‘어린 왕자’가 살고 있는 환상의 세계가 아니다. 지구와 충돌하면 온 인류의 종말을 가져올 재앙의 씨앗이 될 수도 있다. 요즘 세계 과학계는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는 ‘지구근접물체(NEO·near―earth objects)’에 대한 논의로 떠들썩하다.

NEO에는 태양계안을 떠돌고 있는 소행성과 거대한 궤도를 그리며 태양계 안팎을 넘나드는 혜성이 포함된다. 최근 지구와 NEO의 충돌을 다룬 영화까지 등장하면서 NEO에 대한 관심에 불이 붙었다. 정치권에서도 관심을 보여 99년 7월에 열리는 UN 회의에서는 NEO 문제가 공식 의제 가운데 하나로 채택될 예정.

지구와 충돌하는 NEO의 지름이 1㎞만 돼도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그대로 종말을 맞이한다. 충돌 위험이 있는 NEO를 파괴할 수 있는 방법에 관심이 집중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과학자들은 충돌 위험이 있을 경우 영화 ‘아마겟돈’에 나온 것처럼 핵무기를 사용해 파괴하는 것이 거의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한다. 소행성을 파괴할 만한 에너지를 낼 수 있는 방법은 오직 핵무기 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류의 연구는 아직 NEO를 발견하고 그 궤도를 추적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는 실정.

천문학자들은 지금까지 태양계에서 7천개가 넘는 소행성과 약 7백개의 혜성을 발견했다. ‘세레스’처럼 지름이 1천㎞ 가까운 거대한 소행성도 있지만 대부분 수백m가 안되는 작은 크기. 지름 2백㎞가 넘는 소행성은 불과 30개 정도.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96년 소행성 탐사만을 위한 우주선 ‘니어(NEAR)’를 발사했다. 소행성의 크기가 워낙 작아 지구상에서 망원경으로 관찰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 니어는 지난해 거대한 소행성 ‘마틸드’의 표면 사진을 보내오는 등 소행성 연구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99년 2월 발사를 목표로 추진중인 스타더스트는 혜성에 가까이 접근, 샘플을 채취해 귀환하는 무인 우주선. 스타더스트는 2004년 혜성 ‘빌트(Wild)―2’의 중심에서 1백50㎞ 떨어진 지점까지 접근, 꼬리 부근에서 초속 6㎞의 엄청난 속도로 날고 있는 부스러기들을 채집한다. 이후 2006년 지구로 다시 돌아올 예정.

과학자들은 스타더스트의 활약에 기대를 걸고 있다. 혜성은 빅뱅이후 계속 냉동 상태로 보존된 데다 태양계 안팎을 넘나들며 공전하기 때문. 과학자들은 스타더스트가 태양계 생성의 신비를 밝혀줄 열쇠를 안고 돌아올 것으로 믿고 있다.

〈홍석민기자〉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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