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脫 연구원』 신기술 창업 『바람』…제품국산화에 한몫

  • 입력 1997년 11월 5일 08시 34분


신기술을 무기로 창업에 도전하는 연구원들이 크게 늘고 있다. 지금까지 연구기관별로 1,2명씩 간헐적으로 이뤄지던 창업 움직임과는 대조적으로 수십명이 한꺼번에 빠져나가 기업을 세우는 현상도 생겨나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소 비파괴평가팀 소속 이종포씨 등 연구원 26명은 지난달말 대거 창업 대열에 뛰어들었다. 이들이 자본금 4억원으로 창업한 회사는 비파괴검사 전문용역회사인 ㈜카이텍. 국내에 이미 30여개의 비파괴검사업체가 있지만 기술력에서 가장 앞설 것으로 자신, 창업을 결심했다. 이들은 연구소에 재직할 때 국내 원전은 물론 중국 광둥(廣東)원전과 미국 원전에 파견돼 기술지원을 한 경험을 갖고있다. 당장 내년부터 20억원 정도의 매출액을 자신하고 있다. 연구원들의 창업열기는 금년들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화학연구소 연구원이던 민주홍씨의 경우 정부의 특정연구사업을 수행하다 얻은 기술을 응용, 폐수 중의 중금속을 흡착하는 특수약품을 생산하는 ㈜보광화학을 창업했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전재영, 표준과학연구소의 전승범연구원도 벤처기업 사장으로 변신했다. 연구원들의 창업붐은 우선 정부의 파격적인 지원에 힘입고 있다. 연구원이 창업할 경우 3년간 휴직을 인정해 실패하더라도 「원대복귀」가 가능한 것. 연구소의 정밀 연구장비나 동료들의 기술지원을 받게한것도든든한 배경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연구원들이 기술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는 점이 창업의 원동력이라는 해석이다. 95년 표준과학연구원을 떠나 반도체 전공정장비 생산업체인 ㈜한백을 창업한 박근섭사장은 『반도체 전공정장비를 외제가 장악한 것을 보고 창업을 결심했다』면서 『연구원 창업자는 대부분 「기술로 승부를 보겠다」는 생각에서 출발한다』고 말했다. 박사장은 그러나 연구원 창업이 성공을 거두려면 기술개발과 함께 마케팅 등 경영측면의 노하우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수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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