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일기]서정돈/심장통증 빨리 병원 찾아가라

  • 입력 1997년 10월 27일 20시 13분


중견회사의 재무담당임원인 A씨(55)는 예전같이 아침 6시에 일어나 조간신문을 집어들었다. 자금 사정이 좀 나아질까 이리저리 기사를 훑어보는데 갑자기 가슴 한가운데에 심한 압박감과 함께 통증이 일어났다. 체한 것이려니 생각해 집에 있던 소화제와 제산제를 먹어봤으나 통증은 좀처럼 가시지 않았다. 한달 전부터 계단을 빠르게 오르거나 언덕길을 오를 때면 숨이 차면서 가슴에 통증이 생기곤 했다. 협심증이 아닌가 걱정했으나 5분 정도만 쉬면 말짱해져 별 생각 없이 지나쳤었다. A씨는 이날 2시간이 지나도 통증이 사라지지 않자 뭔가 심상치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의사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경과를 설명하자 빨리 응급실로 달려오라는 호통이 떨어졌다. 응급실에서의 진단은 급성 심근경색증. 급성 심근경색이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동맥경화증으로 좁아지고 좁아진 혈관에 피가 엉겨 혈류가 차단됨으로써 심장 일부가 파괴되는 중병이다. A씨는 다행히 치료경과가 좋아 무사히 퇴원하였지만 증세를 느끼고 병원에 오기까지 몇가지 잘못한 점이 있었다. 급성 심근경색은 갑작스럽게 시작되지만 반 정도의 환자는 발병 한두달 사이에 협심증 증상이 나타나고 이미 협심증이 있던 사람은 증세가 심해지는 변화가 있다. 따라서 A씨가 한달 전 계단을 오르며 가슴 아픈 증상을 느꼈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 적절한 진료를 받았어야 했다. A씨는 또 자신의 병을 지레 짐작해 시간을 낭비했다. 일단 급성 심근경색이 발생하면 빨리 병원 응급실을 찾아 증세를 확인하고 혈전용해제를 투여해 막힌 혈관을 뚫어야 한다. 그래야 심장 손상이 줄어들어 사망 위험도 낮아지고 경과도 좋아진다. 이것은 중풍의 일종인 뇌혈전증에서도 마찬가지다. 급성 심근경색이나 뇌혈전증이 의심되면 집에서 응급처치를 하려 하지 말고 지체없이 병원을 찾는 것이 안전하다. 심근경색에 대한 대책은 동맥경화 예방책과 똑 같다. 즉 △고혈압 관리 △콜레스테롤치가 높으면 지방 섭취 절제 △금연 △규칙적인 운동 △자신에 맞는 스트레스 해소책 실천 등이다. 서정돈(성균관대의대 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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