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수사 「콜롬보 탐지기」 나온다

  • 입력 1997년 10월 27일 20시 13분


증거를 남기지 않으려는 「루팡」과 머리카락 하나라도 찾아내려는 「홈스」. 범행 현장에서는 늘 범인과 수사진 사이에 눈에 보이지 않는 대결이 펼쳐진다. 머리카락이나 지문 혈액 등은 사건을 해결하는 데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21세기 이들의 대결은 어떤 모습으로 진행될까. 갈수록 지능화하고 있는 범죄에 맞서 첨단 수사장비가 최근 잇따라 연구되고 있어 관심을 끈다. 인터넷 과학지인 사이언스 데일리는 미국 샌디아 국립연구소에서 개발중인 차세대 「증거 탐지기」에 관한 기사를 최근 실었다. 이 탐지기는 특수 설계된 전등과 3D 고글로 이뤄졌다. 사건 현장에 전등을 비춘 후 고글을 쓰고 보면 지문 머리카락 정액 등 범죄의 단서가 될만한 흔적들이 깜박거리게 된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생체 물질이 내는 희미한 빛을 이용한 것. 이들이 내는 빛의 주파수와 전등빛의 주파수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고글을 쓰고 보면 깜박거리는 것처럼 보인다는 설명이다. 미국 법무부는 연구소측에 약 40만달러(약3억6천만원)를 지원, 오는 99년 초 일선 경찰에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현장에 남은 지문이나 머리카락 만으로 범인의 인상 착의를 짚어내기 위한 연구도 한창이다. 영국의 과학잡지인 뉴사이언티스트 최근호는 DNA 분석을 통해 범인의 얼굴을 그려내기 위한 연구를 소개했다. 영국 런던대의 유전학자들로 이뤄진 이 연구진은 우선 얼굴형이나 이목구비가 어떻게 유전되는지 조사중이다. 3차원 스캐너를 이용, 수천종류의 얼굴형을 입력해 데이터베이스화하고 있는 것. 연구진들은 데이터가 충분해지면 가족들 사이에서 공통적인 형태를 찾아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뾰족한 턱」 「치켜올라간 눈」 등 얼굴의 특징마다 어떤 유전자가 관계하는지를 밝혀내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유전자를 입력해 얼굴의 부분적인 특징을 그려내는 것도 가능해진다는 것이 연구진의 주장이다. 〈홍석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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