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 요즘]『동부의 「반도체 변신」 지켜보십시요』

  • 입력 1997년 8월 25일 08시 04분


『동부그룹은 원래 보수적인 기업으로 유명하지 않습니까. 반도체사업도 수없이 「돌다리를 두드린 뒤에」 추진하는 겁니다』 韓信赫(한신혁·52)동부그룹 종합조정실장은 동부가 사운(社運)을 걸다시피 하고 있는 반도체사업이 결코 노다지를 캐내려는 동기에서 출발한 것이 아님을 강조한다. 80년대부터 이미 반도체 사업구상을 해왔고 지난 수년간 소리없이 진행해온 「사업구조 재구축」의 핵심이라는 설명이다. 한사장은 『건설 제강 화학 보험 등으로 짜여진 그룹 사업구조를 21세기엔 신소재 생명공학 종합금융 정보통신(반도체) 등으로 바꿔나가는 것이 우리의 생존전략』이라며 『실리콘 웨이퍼를 제조했던 경험이 반도체 사업추진에 큰 동기가 됐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동부그룹은 지난 83년 국내 최초로 미국 몬산토사와 합작으로 실리콘 웨이퍼를 생산했고 지금도 LG반도체에 웨이퍼를 공급하고 있는 실트론사의 지분을 49% 확보하고 있다. 화학과 금속분야의 인력이 그룹내에 충분한데다 D램분야 국내 잉여인력과 해외인력을 합치면 인력 확보도 어렵지 않다는 게 한사장의 주장. 한사장은 동부그룹 성장의 발판이 됐던 사우디 건설프로젝트를 현지에서 10년동안 지휘한 것을 시작으로 金俊起(김준기)회장의 사업구상을 줄곧 실행에 옮겨온 그룹내의 손꼽히는 「해결사」. 지난 1일부터는 반도체사업 추진의 총책인 동부전자 사장을 겸임하고 있다. 그러나 동부가 추진하는 D램 반도체는 기술변화 속도가 특히 빠르고 막대한 시설투자가 필요한 대표적인 장치산업. 한사장은 『기술격차를 따라잡기 위해 99년부터 곧바로 64메가D램 4세대 제품을 시장에 내놓기로 미국 합작사와 합의했다』고 밝혔다. 사업자금 조달도 산업은행 등 여러 은행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신디케이티드 론 방식을 추진하고 있다. 한사장은 특히 국내 선발업체들이 동부의 반도체 사업을 부정적으로 보는데 대해 『대만이 추격해오는 마당에 대표적인 수출 효자종목인 반도체산업의 저변을 넓히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내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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