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표면은 미끄러운 액체층…「얼음특성」새학설 발표

  • 입력 1996년 12월 30일 20시 20분


「金炳熙기자」 얼음은 왜 미끄러울까. 지금까지 얼음이 미끄러운 것은 표면에 압력이 가해질 때 물이 생겨 이것이 미끄럽게 하기 때문이라고 알려져왔다. 한 예로 스케이트로 얼음을 지칠 때 스케이트 날이 얼음표면에 압력을 가하면 온도가 높아진다. 이때 얼음이 녹아 물이 되기 때문에 미끄럽다는 해석이었다. 그러나 미국 로렌스버클리연구소 게이버 소모자이교수는 얼음에는 아주 낮은 온도에서도 원래부터 액체와 같은 미끄러운 층이 있다는 사실을 최근 밝혀냈다. 「사이언스」 최근호에 따르면 저명한 표면과학자인 소모자이교수와 동료인 반 호브교수는 전자빔을 얼음 표면에 쬐어 얇은 층을 측정하는 과정에서 전자빔이 맨 위층에서 산란되지 않는 점에 착안해 이 사실을 밝혀냈다는 것. 즉 연구팀은 얼음 표면에 전자빔을 쬐면서 맨위로부터 3개 물분자층에서 전자가 산란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아래 2개층에서는 산란됐으나 맨 위층에서는 산란현상이 일어나지 않았다. 그 이유는 아래층이 고체인데 반해 맨 위층은 액체같은 상태로 돼 있어 이런 현상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들은 맨 위층의 물분자들이 그 아래층의 고체(얼음) 물분자들보다 3, 4배 빠르게 진동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소모자이교수는 『맨 위층의 물분자들도 고체에서와 같이 얼음격자 구조에 결합되어 있지만 분자운동의 진폭은 액체상태에서와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미 콜로라도대의 스티브 조지교수는 이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아주 간단한 것에 대해서도 실제 우리가 가진 지식이 얼마나 부족한가를 보여주는 좋은 예』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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