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발언대]간호사 부족 대책 급하다

  • 입력 1996년 12월 12일 19시 57분


최근 병원들이 간호사 인력 확보로 비상이 걸렸다. 간호사 인력이 크게 부족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앞으로 간호사 인력부족이 더 심해질 조짐마저 보여 의료서비스에 적신호가 켜졌다. 정부가 집계한 의료인력 현황을 보면 분명해진다. 94년말 현재 실제로 의료기관에 종사하거나 개업하고 있는 의사는 3만9천4백49명으로 전체 면허소지자 5만4천4백6명의 73%에 이른다. 반면 간호사는 면허소지자가 11만4천3백20명이나 되지만 실제 의료기관에 종사하고 있는 간호사는 38%인 4만3천9백38명에 그치고 있다. 의료법에서 정한 기준에 비춰 본다면 의사 1명당 적정 간호사 수는 약 4명이 돼야 한다. 그러나 통계에서도 보듯 실제로는 그 4분의 1인 1.1명밖에 되지 않는 실정이다. 또 간호사 인력을 대체할 수 있다는 간호조무사 5만5천7백59명을 포함한다 해도 2.5명에 불과하다. 물론 간호사 면허를 갖고도 현업에 종사하지 않는 비율이 높은 까닭은 있다. 잦은 야간당직 등 근무여건이 열악해 결혼 후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 또 환자를 돌보는 일의 어려움에 비해 임금이나 대우는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점도 중요한 이유다. 그러나 이처럼 이직률과 자연도태율이 높은데도 적정한 간호인력 수급정책이 없었다는 점이야말로 간호사 부족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올해도 정부는 의과대를 신설하고 기존 의대의 정원을 늘렸으면서도 간호인력 수급에 대해서만큼은 전혀 언급이 없었다. 대학들 역시 마찬가지다. 의대를 유치하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하면서도 간호대를 신설하겠다거나 현재의 정원을 늘리겠다고 적극적으로 나서는 곳은 드문 실정이다. 의대는 등록금도 비싸게 받을 수 있고 종합병원을 운영할 빌미도 제공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알려져 있지만 간호대는 별 이익이 없기 때문이다. 간호사 인력 부족은 결국 환자에게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한다는 심각한 문제를 낳는다. 벌써부터 대학병원 등 대형병원에서는 보호자나 간병인이 간호사를 대신해 환자간호를 떠맡고 있다. 일부 병원에서는 전공의들이 간호사의 일까지 해야 하니 의사들의 불만이 클 수밖에 없다. 정부는 조속히 간호사 인력 확보를 위한 종합적이고도 장기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 피해는 결국 환자와 국민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박 두 희<전국병원홍보협의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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