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이 한줄]행복한 기업이 되려면… “경쟁하지 말고 독점하라”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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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한 기업들은 서로 다르다. 다들 독특한 문제를 해결해 독점을 구축했기 때문이다. 반면에 실패한 기업들은 한결같다. 경쟁을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제로 투 원(피터 시엘, 블레이크 매스터스·한국경제신문·2014년) 》

경제학에서 ‘완전경쟁’은 이상적인 시장의 상태다. 다수의 생산자와 소비자가 존재하는 이 시장에서는 시장이 가격을 결정한다. 이 가격보다 높은 값을 받으면 팔리지 않고, 더 낮은 가격으로는 물건을 살 수가 없다. 반대로 독점은 불완전한 상태다. 이 시장에서는 생산자가 가격을 정할 힘을 쥐고 있다. 지구상에 면봉을 만드는 회사가 단 한 곳뿐이고, 그 비슷한 물건도 없다면 우리는 면봉 회사가 원하는 대로 돈을 지불하고 면봉을 사야 할 것이다. 소비자가 아닌 생산자가 게임을 주도하는 독점에 대해 우리는 불법 악덕 기업이나 정부의 비호를 받는 기업을 떠올리곤 한다. 하지만 피터 시엘은 ‘경쟁하지 말고 독점하라’고 주장한다.

그가 말하는 독점이란 자기 분야에서 너무 뛰어나기 때문에 다른 회사들은 감히 그 비슷한 제품조차 내놓지 못하는 회사다. 구글, 페이팔, 페이스북이 바로 그런 회사다. 소비자는 불편하지만, 생산자라면 독점만큼 달콤한 것은 없다. 다 좋은데 어떻게 하면 독점 기업이 될 수 있느냐고? 피터 시엘은 독점 기업의 특징으로 네 가지를 꼽는다. 구글의 검색 알고리즘과 같은 독자적인 기술, 페이스북이 가진 네트워크 효과, 트위터가 이뤄낸 규모의 경제, 애플의 일관된 브랜드 전략.

이게 다가 아니다. 이런 요소들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신중하게 시장을 선택하고 나서 확장해야 한다. 피터 시엘은 너무 작다 싶을 만큼 작게 시작하라고 말한다. 작은 시장이 더 지배하기 쉽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은 하버드대 인명록에서 시작했고,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물건을 파는 아마존도 처음에는 책만 팔았다.

꼭 창업에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너도나도 경쟁에 지친 오늘, n+1이 되기보다는 0에서 1이 되라는 말은 행복한 삶에도 적용되는 공식은 아닐까.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제로 투 원#피터 시엘#블레이크 매스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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