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카페]“제주에 국제학교 생기니 사람과 돈이 저절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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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1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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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제주 국제학교 보내고 싶어 난리더라.”

“학비가 비싸다며? 하긴 캐나다, 뉴질랜드까지 보내가면서 가족들이 흩어져서 기러기생활 하는 것보다는 낫겠다.”

지난 주말, 서울 강남의 한 식당. 제주 국제학교에 대한 학부모들의 수다는 한 시간여 동안 이어졌다. 지난해 9월 영국 명문사립학교가 제주 서귀포시에 분교를 내면서 서울 강남 엄마들의 최대 관심사는 외국어고가 아니라 제주 국제학교가 됐다.

▶본보 26일자 A1면… 국제학교-차이나머니 제주를 춤추게 하다
▶본보 26일자 A8면… 국제학교 파할때 수입차 줄서고… 피부과엔 ‘젊은 맘’ 북적

개교한 지 1년여가 지난 지금 국제학교는 3개로 늘었고 학생이 총 1400명에 육박하면서 국제학교가 제주도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는 얘기가 들려왔다.

‘국제학교 몇 곳이 제주 전체 경제에 얼마나 도움이 됐을까….’ 제주도에 발을 디디기 전까지는 솔직히 이런 의구심이 더 컸다. 하지만 이런 생각이 사라지는 데는 불과 몇 시간이면 충분했다. 국제학교 하교 시간에 늘어선 수입자동차들, 전세 매물이 없어 고민인 국제학교 인근 주거단지, 점심시간에 국제학교 재학생 엄마들이 줄지어 기다리는 단골 맛집을 둘러본 뒤였다.

제주 국제학교는 학생들만 불러들인 것이 아니었다. 여유 있는 부모들의 삶도 끌어들이고 있었다. 국제학교에 들어간 아이들을 따라 서울에서 제주도로 온 젊은 엄마들은 제주의 소비수요를 늘리고 있었다. 일부 학부모는 제주도에 부동산을 매입하면서 사업을 구상하기도 했다.

제주 국제학교는 해외로 나간 학생과 학부모도 불러들였다. 브랭섬홀 아시아(BHA) 4학년생의 엄마인 장모 씨(39)는 “중국에 있는 영국학교에 보낸 아이를 뒷바라지하느라 남편과 떨어져 생활하면서 적잖은 문제를 느꼈다”며 “제주 국제학교는 이런 고민을 덜어줬다”고 말했다. 국제학교에 들어오려고 제주 유학을 알아보는 중국인이 늘어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장윤정 경제부 기자
장윤정 경제부 기자
제주 국제학교는 한국을 떠나 외국으로 나갈 돈을 국내에 머물게 했다. 현재 국제학교 전체 학생 1387명이 모두 유학을 갔다면 학비와 생활비로 한 해 971억 원이 나라 밖으로 흘러나갔을 수도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국제학교가 더 늘어나고 제자리를 찾으면 중국을 비롯해 해외에 있던 자금까지 끌어들일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아직까지 외국인 학생 유치와 다양한 계층의 입학에서 제주 국제학교가 100% 만족할 만한 수준에 오른 것은 아니다. 하지만 국제학교 학부모들은 중국인 관광객 및 올레길 여행객들과 상승작용을 하면서 제주 경제를 주말과 휴가철에만 반짝하던 관광지형에서 1년 내내 불황을 모르는 독자 경제권으로 바꾸고 있다.

장윤정 경제부 기자 yunjung@donga.com
#제주#국제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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