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 이런 시장이 뜬다/박철호]<10>미얀마 뷰티-패션 시장을 공략하라

  • Array
  • 입력 2012년 10월 24일 03시 00분


코멘트

KOTRA무역관장 릴레이 기고

박철호 양곤 무역관장
박철호 양곤 무역관장
미얀마에 온 대부분의 한국 방문객은 호텔에서 TV를 보곤 깜짝 놀란다. 최신 한국 드라마가 미얀마 TV에서 채널과 시간을 달리해 계속 방영되기 때문이다.

2001년 미얀마에서 처음으로 방영된 한국 TV 드라마 ‘가을동화’는 양곤 지역 시청률 60% 이상이라는 경이적인 시청률을 올려 이른바 국민 드라마 대열에 들었다. 아직도 미얀마 사람들 대부분이 주인공인 송혜교(은서 역)와 송승헌(준서 역)을 기억할 정도다. 한국 드라마의 인기는 계속 이어져 아침, 저녁, 주말의 이른바 황금시간대는 ‘하얀 거짓말’ ‘뿌리 깊은 나무’ 등 한국 드라마가 매일 서너 편 상영되며 미얀마 드라마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미얀마에서의 한국 드라마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 여러 요인 중 무엇보다 양국 간의 비슷한 문화적 동질감에서 찾을 수 있다. 미얀마에도 한국 특유의 정서라 할 수 있는 정(情)에 딱 맞는 ‘탕요진’이라는 단어가 있다. 또 피식민지, 장기간의 군부 지배, 민주화운동 등 비슷한 현대사의 경험과 가족 중심의 생활 패턴을 갖고 있다. 사건, 무협 중심의 일본이나 중국 드라마와 달리 한국 드라마가 미얀마 사람들이 선호하는 등장인물 간의 관계 내지는 갈등 중심의 스토리 구조를 갖고 있는 것도 한 요인이다.

이러한 한국 드라마의 힘은 미얀마 여성들의 미용과 외모에 대한 생각을 많이 바꾸어 놓고 있다. 종래 미얀마 여성들은 타나카 나무를 갈아서 만든 이른바 천연화장품을 애용했다. 타나카가 피부 보호에 좋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 드라마가 계속 방영되고, 최근에는 케이팝(K-pop)이 인기를 더해 가면서 한국 드라마나 뮤직비디오에 나오는 한국 여성들을 따라 하기 시작했다. 하얀 피부와 색조 화장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타나카 대신 기초화장품과 색조화장품을 바르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비비크림도 인기를 끌고 있다. 또 패션에 있어서도 미얀마 전통의상인 론지에서 벗어나 청바지, 반바지, 원피스 등을 찾는 손길이 젊은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늘고 있다.

미얀마 여성들은 한국산 미용 제품과 패션 아이템에 대해 ‘패셔너블하면서도 좋은 품질과 합리적인 가격을 갖췄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미얀마 미용 및 패션 시장에 진출한 한국 제품은 중저가 중심의 화장품과 일부 패션 브랜드에 그치고 있다. 장기 군사독재로 인한 세계 최빈국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와 서방 국가의 경제 제재가 우리 기업의 본격적인 미얀마 시장 진출을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4월 미얀마 정부의 중고차 개인 수입 허가 이후, 소비자가격 3000만 원에서 1억 원에 달하는 중고차가 7월 말까지 6만 대 이상 수입될 정도로 미얀마에는 구매력을 갖춘 소비자가 많다. 서방 국가들의 미얀마 경제 제재 완화 조치와 맞물려 미얀마 정부의 개방 확대로 미얀마 경제 및 국민소득은 급속도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얀마 여성들은 한국산 화장품뿐만 아니라 TV나 뮤직비디오에 비친 가방, 신발, 귀걸이, 목걸이, 헤어밴드, 선글라스 등의 패션소품과 패션의류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 이들 품목에 대한 진출 전망도 밝다 할 수 있다.

우리는 중국 태국 일본 유럽 등 경쟁국과 비교할 때 미얀마 소비시장에 대한 진출이 늦었지만, 드라마와 케이팝이라는 강력한 문화적 무기가 있다. 이러한 미얀마의 한류 열기를 미얀마 소비시장 진출 확대라는 선순환 구조로 연결해야 할 때다.

박철호 양곤 무역관장
#미얀마#뷰티#패션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