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일의 ‘내사랑 스포츠’]“평창”하니 생각나는 강원 출신 축구스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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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16일 14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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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마\'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활약했던 김주성.  동아일보DB
\'야생마\'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활약했던 김주성. 동아일보DB
대한축구협회 김주성(45) 국제국장. 그는 필자에게 축구의 재미를 알게 해준 스타플레이어였다.

필자가 축구기자 초년병 시절인 1990년대 초반 김주성은 최고의 축구스타였다. 당시 국가대표팀 주전 공격수이자 프로축구 대우 로얄즈의 간판스타였던 그의 플레이는 화려했다.

수비수 서너 명은 가볍게 제치는 개인기와 폭발적인 드리블, 양발을 모두 사용해 날리는 강력한 슈팅….

'야생마'라는 별명으로 불렸던 김주성은 1986년과 1990년 월드컵에 연속 출전하며 3년 연속 '아시아 올해의 축구 선수'로 선정되기도 했다.

대우와 독일 분데스리가 보훔 팀 등에서 뛴 그는 은퇴 후 축구 행정가로서도 성공적인 길을 걷고 있다.

1990년대 프로축구 최고의 골잡이로 활약한 김현석.  동아일보DB
1990년대 프로축구 최고의 골잡이로 활약한 김현석. 동아일보DB
1990년대 국내 프로축구리그에서 김주성에 버금가는 공격수로 각광을 받았던 선수는 김현석(44·현 울산 현대 코치)과 송주석(44)이었다.

둘 모두 현대 호랑이축구단 소속으로 김호 감독에 이어 차범근 감독의 지도를 받으며 프로무대에서 맹활약했다.

당시 현대 축구단은 연고지를 강원도로 하다가 울산으로 옮겼는데, 필자는 두 선수의 경기를 보기 위해 강원도와 울산에 수십 차례 출장을 가기도 했다.

2002년 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쓴 한국축구.

한국대표팀 23명의 태극전사 모두가 영웅이지만 그중에서도 이을용(36·강원 FC)과 이영표(34), 설기현(32·울산 현대)에 대한 기억은 어느 선수보다 강렬하다.

"이을용" 하면 2002 월드컵 첫판인 폴란드전에서 한국축구 4강 신화의 신호탄이 된 황선홍의 선제골에 그림 같은 어시스트를 제공한 장면이 떠오른다.

2002한일월드컵에서 2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활약한 이영표.  동아일보DB
2002한일월드컵에서 2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활약한 이영표. 동아일보DB
이영표는 포르투갈과의 3차전에서 박지성의 골과 이탈리아와의 16강전에서 안정환의 결승골에 어시스트를 했고, '왼발의 달인' 설기현은 강적 이탈리아와의 16강전에서 천금같은 동점골을 터뜨리며 주역으로 활약했다.

김주성, 김현석, 송주석,이을용, 이영표, 설기현…. 이들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으니, 그것은 모두 강원도 출신이라는 것.

김주성은 강원도 양양군 출신이며, 김현석과 송주석은 각각 고향에서 강릉농고와 춘천고를 나왔다. 이을용은 강원도 태백이, 이영표는 강원도 홍천이 고향이며, 설기현은 강원도 정선군 출신.

이들 강원도 출신 축구선수들의 특징은 성실하고, 큰 기복 없이 꾸준하게 활약을 한다는 점이다.

지난 6일 강원도 평창이 3번의 도전 끝에 2018년 동계올림픽 유치에 성공했다.

두 번이나 고배를 마시면서도 10년 넘게 꾸준히 목표를 향해 달려온 강원도의 저력이 결실을 맺는 순간이었다.

강원도가 배출한 축구스타들을 보면 이런 강원도의 힘은 성실과 끈기에서 나오는 것 같다.

'선진국의 스포츠 축제'인 동계올림픽을 열게 된 강원도. 덕분에 필자 같은 스포츠 마니아들은 2018년까지 더 행복하게 됐다.

권순일 기자 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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