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서 얼굴인식 SW 등장

  • 입력 2008년 1월 31일 16시 13분


국내선 “색깔 등 폭넓은 이미지 검색에 주력”

스웨덴의 한 소프트웨어 기업이 동영상에 등장하는 사람의 얼굴을 검색할 수 있는 서비스를 조만간 인터넷에서 제공할 것이라고 밝혀 화제다. 얼굴 인식기술은 테러 방지 등 보안을 강화하려는 목적으로 주로 개발돼 왔지만 이번 기술은 영화와 같은 동영상 콘텐츠를 찾는 데 이용될 예정이어서 일반인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국 관련 업계에서도 이 같은 기술이 차세대 검색의 핵심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외국에 비해 기술 수준은 아직 낮지만 얼굴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진과 동영상을 검색하는 데 개발의 초점을 맞추고 있어 향후 활용의 폭은 더 넓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내에서 불고 있는 손수제작물(UCC) 열풍에 대응하는 것은 물론 인터넷 쇼핑몰 등 특화된 시장에서도 쓸 수 있는 제품을 만들겠다는 의지다.

스웨덴서 2분기에 ‘얼굴 검색’ 기술 나와

로이터 통신은 스웨덴의 영상인식 기술 기업 폴라 로스의 니콜라이 니홀름 대표가 올해 2분기 중에 인터넷을 통해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얼굴인식 서비스를 제공할 뜻을 밝혔다고 최근 보도했다. 검색 대상은 얼굴이 등장하는 동영상이다.

이 기술이 주목받는 것은 현재와는 전혀 다른 검색 방식 때문이다. 지금은 동영상 제공업체가 특정 얼굴이 등장하는 동영상에 일종의 ‘전자 꼬리표’를 붙인다. 눈으로 각각의 동영상을 일일이 확인해야 하는 것이 필수다. 로이터는 이런 방식으로는 6~7개월마다 두 배씩 늘어나는 동영상을 감당하는 것이 역부족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비해 폴라 로스사가 내놓은 소프트웨어는 동영상의 순간적인 정지 영상을 2차원 사진처럼 스캐닝한 뒤 이를 3차원으로 바꾼다. 이런 방식으로 모아 놓은 데이터 가운데 사용자가 원하는 인물의 얼굴을 골라서 보여주는 것이다.

모든 과정은 소프트웨어가 자동으로 진행한다. 사용자는 지금처럼 ‘리차드 기어’라는 단어를 검색창에 그대로 치면 되지만 수집되는 동영상의 양과 정확도는 지금보다 훨씬 향상된다. 꼬리표가 달린 한정된 수의 동영상이 아니라 인터넷 공간의 모든 동영상이 검색 대상이 되는 데다 꼬리표 부착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오류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국내선 다양한 이미지 검색에 힘 쏟아

UCC 바람이 불고 있는 국내에서도 이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다. 그러나 국내 업체들은 얼굴뿐만 아니라 다양한 동영상과 사진, 그림을 망라해 검색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역점을 둔다.

국내 검색 소프트웨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 기술이 실용화되면 사용자는 ‘사랑’이라는 검색어를 입력해 멜로 영화나 드라마, 연인들의 프러포즈 동영상을 지금보다 훨씬 효율적으로 수집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생활에 이용될 수 있는 폭도 얼굴 인식에 한정되는 기술보다 넓다. ‘스키 강습’이라는 검색어를 통해 내려 받은 동영상으로 가정에서 활강 자세를 연습할 수 있다. 또 ‘온천’을 입력해 일본 현지 온천의 시설과 주변 경치를 미리 확인할 수도 있다. 이런 검색은 지금도 일정 수준 가능하긴 하지만 사용자는 정확한 정보를 지금보다 훨씬 많이 얻을 수 있다.

동영상의 순간적인 정지 화면을 사진처럼 인식해 검색어와 부합하는 영상을 찾는 것이 이 기술의 핵심인 만큼 사진과 그림 또한 지금보다 훨씬 광범위하게 검색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꼬리표가 달리지 않은 자료는 검색 범위에서 원천적으로 제외하는 지금의 검색 시스템이 일대변화를 일으키는 셈이다.

하지만 국내 제품의 기술력이 아직 소비자를 만족시킬 정도는 아니다. 예를 들어 현재 기술로는 사진 10만장을 검색하는 데에도 최대 20초가 걸린다. 동영상을 검색할 때에는 이보다 훨씬 오랜 기다림을 각오해야 한다.

국내 업체들은 일단 소프트웨어가 특정 색깔을 구별하는 기술을 상용화의 1차 후보로 삼고 있다. 모니터 위에 팔레트처럼 생긴 메뉴판을 띄운 뒤 사용자가 원하는 색을 클릭하도록 하고, 그것과 가장 유사한 색을 띤 물건을 보여주는 것이다. 동영상에서 사물을 인식하는 검색 기술의 초보 단계라 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 기술이 의류나 구두 등 색깔이 큰 의미를 지닌 품목을 찾을 때 요긴하게 쓰일 것으로 기대한다.

검색 소프트웨어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동영상을 포함한 국내의 이미지 검색 기술은 아직 소비자 요구를 100% 맞출 정도는 아니다”며 “일단 인터넷 쇼핑몰 등 데이터가 비교적 적은 곳을 목표로 연구개발과 제품 구축 노력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정호 동아사이언스 기자 sunri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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