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국방장관 13명 “전시작전권 환수 논의 중단해야”

  • 입력 2006년 8월 3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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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광웅 국방부 장관(가운데 선 사람)이 2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내 국방회관에서 열린 역대 국방부 장관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역대 국방부 장관들은 전시작전통제권의 환수 논의를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며 현 정부의 안보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재명  기자
윤광웅 국방부 장관(가운데 선 사람)이 2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내 국방회관에서 열린 역대 국방부 장관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역대 국방부 장관들은 전시작전통제권의 환수 논의를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며 현 정부의 안보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재명 기자
역대 국방부 장관들은 2일 윤광웅 국방부 장관에게 전시작전통제권의 환수 논의를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김성은 전 장관을 비롯한 역대 국방장관 13명은 이날 서울 용산구 국방부 내 국방회관에서 열린 윤 장관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한국군의 미흡한 정보 전력과 불안한 안보 상황을 감안해 전시작전권 환수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는 김성은, 이상훈 전 장관 등이 지난주 윤 장관에게 요청해 이뤄졌으며 백선엽 예비역 대장과 이정린(성우회 정책위의장) 전 국방부 차관도 참석했다.

역대 국방장관들이 집단으로 현직 장관과의 면담을 요청하고 정부의 안보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한 것은 이례적이다. 윤 장관은 그동안 예비역 장성 모임인 성우회를 방문하거나 예비역 장성들을 국방부로 초청하는 방식으로 안보 현안에 대한 간담회를 해 왔다.

이날 역대 국방장관들은 “최근 북한 미사일 사태에서 보듯 한국이 단독으로 전시작전권을 행사하기에는 정보 전력과 능력이 부족하다”며 “현시점에서는 전시작전권 환수 논의를 재고하고 오히려 한미연합사령부의 전시작전권 지휘체계를 더욱 강화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핵 개발에 이어 지난달 미사일까지 발사한 점에 비춰 북한의 대남 군사전략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며 “일본은 미국과의 군사동맹 관계를 강화하고 있는데 우리는 거꾸로 가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일부 참석자는 “윤 장관이 장관 직위를 걸고 우리의 우려를 대통령에게 잘 전달해 용단을 내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윤 장관은 “전시작전권을 환수하더라도 미군의 정보 전력과 유사시 미 증원전력의 지원이 보장돼 동맹의 균열이 초래되지 않을 것”이라며 “말씀하신 여러 내용을 잘 전달하겠다”고 답변했다.

한 전 장관은 간담회에 앞서 “전시작전권 환수는 대원군의 쇄국정책과 같다. 전시작전권을 환수하면 한미연합사령부가 해체되고 한미동맹도 끝난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이 전 차관은 간담회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다른 생각을 하지 못하도록 국민의 뜻을 모아 한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취지에서 마련된 자리”라고 말했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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