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조민호]관광공사 카지노경영 문제 있다

  • 입력 2004년 11월 19일 18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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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호
최근 서울 2곳과 부산 1곳 등 3곳이 신규 외국인 전용 카지노 영업장으로 선정됐다. 내년 하반기에 영업을 시작하면 우리나라는 카지노 수가 17개로 늘어나 아시아 최다가 된다.

그러나 경제적 효과를 극대화하거나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겸비한 리조트형 카지노로 전환하지 못하고 수만 늘어나는 것은 졸속일 뿐이다.

일반적으로 카지노는 다른 여가 관광 인프라에 비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고용 창출 등에 효과가 크다고 인식되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영업 중인 대부분의 외국인 전용 카지노가 적자에 허덕이고 있어 지속적인 고용 창출이 의문시되며, 내국인 카지노 독점사업권을 확보한 강원랜드 역시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카지노 정책이 큰 그림 없이 임시방편으로 추진된 탓이다.

정부가 카지노 독점체제인 서울과 부산을 경쟁체제로 바꾼다면서 이번에 정부투자기관인 한국관광공사로 하여금 신규 외국인 전용 카지노 3곳을 독점 운영토록 한 조치는 납득하기 어렵다. 국가가 카지노를 통해 막대한 이윤을 추구하고 세금까지 확보한다면 국가가 돈벌이에 앞장선다는 비난을 피하기 힘들다. 정부는 이익금을 어디에 무슨 명목으로 사용할지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 카지노를 통해 거둬들인 세금의 일부는 소외계층을 위한 학교나 병원을 짓는 등의 공익사업에 투자돼야 할 것이다.

정부투자기관이 직접 카지노를 경영하려면 효율성과 합리성이 존중돼야 한다. 전문성이 결여된 낙하산식 인사들이 요직을 차지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카지노 관련 제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심 역할을 해야 할 정부투자기관이 시장을 놓고 사기업들과 경쟁하면서 과연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혜안을 유지할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 카지노 정책이 올바른 길로 가고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

조민호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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