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낙선운동 파괴력 약했다

입력 2004-04-16 19:00수정 2009-10-10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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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은 없고 감성만 난무했다는 평가를 받은 제17대 총선이지만 어느 때보다 시민단체들의 낙선 당선운동은 활발했다. 이 과정에서 시민단체들이 유권자들에게 제공한 후보자 정보는 나름대로 유용한 측면도 있었다는 평가.

그러나 시민단체들이 너무 많은 리스트를 남발한 데다 ‘탄핵’이 중심화두가 돼 인물과 정책에 대한 평가는 등한시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쏟아진 정보=이번 총선은 2000년 총선부터 낙선운동을 벌인 ‘총선시민연대’를 비롯해 ‘총선물갈이국민연대’ ‘총선환경연대’ ‘서민의 힘’ 등 다양한 시민단체가 낙선 당선 리스트를 내놓았다.

특히 네거티브 선거운동이 아닌 ‘당선운동’의 등장은 선거운동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여성 환경 서민단체 등 다양한 단체의 참여는 선거에서 소외됐던 계층을 끌어들이는 데 기여하기도 했다.

보수단체들이 운동에 참여한 것도 이번 선거의 성과. 국민행동의 박찬성 대표는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한미동맹, 안보 등을 되돌아보는 기회를 유권자에게 제공했다”고 자평했다. 또 선거현장에서의 충돌은 자제하면서 기자회견 및 인터넷을 통해 운동을 벌였다는 점도 성숙한 면으로 꼽히고 있다.

▽성과에 대한 평가=이번 총선에서 총선연대가 발표한 낙선대상자 206명 중 129명(62.9%)이 떨어졌으며 물갈이연대의 지지후보는 54명 가운데 23명(42.6%)이 당선됐다.

이들은 “국민의 개혁 의지가 충분히 반영됐다”는 의견을 내놓았지만 실제 파괴력은 그리 크지 않았다는 것이 중론. 특히 탄핵에 찬성했다는 이유로 낙선운동 대상에 포함된 후보 100명의 낙선 비율은 51%에 그쳐 “국민이 탄핵반대 의지를 보여줬다”는 시민단체의 자평은 무리라는 지적이다.

보수단체인 ‘바른선택 국민행동’이 내놓은 낙선 대상자도 60명 중 18명이 낙선해 30%의 낮은 호응도를 보였다.

▽향후의 방향=총선을 끝으로 각 시민단체의 낙선 당선운동 역시 일단락됐다. 총선연대의 김기수 공동집행위원장은 “2008년 총선에는 이런 식의 네거티브 운동이 없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민단체는 앞으로 탄핵을 놓고 찬반 입장으로 다시 헤쳐 모일 것이 확실하다. 실제로 대부분의 진보단체는 ‘탄핵무효·민주수호를 위한 범국민행동’에 속해 있으며 보수단체들 역시 반대 입장으로 결집해 있다.

총선연대측은 “탄핵정국은 헌재의 결정까지 가지 말고 정치권이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보수단체들은 “헌재의 결정을 지켜봐야 한다”며 여전히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정양환기자 ray@donga.com

신수정기자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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