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마라톤]‘유모차 완주’…류귀열씨 아들 태운채 풀코스

  • 입력 2004년 3월 14일 19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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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탄 유모차를 밀며 서울 광화문 출발점에서 힘차게 질주하는 류귀열씨.   -안철민기자
아들이 탄 유모차를 밀며 서울 광화문 출발점에서 힘차게 질주하는 류귀열씨. -안철민기자
‘유모차로 지구 한 바퀴.’

동아마라톤 역사상 처음으로 풀코스를 유모차와 함께 완주한 마라토너가 탄생했다.

주인공은 이날 세 살배기 아들과 함께 42.195km를 달린 류귀열씨(41).

류씨가 유모차를 끌고 풀코스를 뛴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아이가 생기면서 부인과 가사를 분담하며 좋아하는 마라톤을 즐기려다 보니 이 같은 절충안을 찾았다는 것.

이날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류씨는 매일 아침 서울 중랑천 동부간선도로 일대를 10km씩 뛰면서 유모차를 몰고 왕복하는 ‘맹훈련’을 해 왔다.

류씨의 부인은 처음에는 반대했지만 아이가 유모차 타는 것을 좋아하는 걸 보고 마음이 누그러졌다.

류씨가 유모차를 몰며 마라톤 코스를 완주한 최고 기록은 3시간58분. 이번 대회에서는 3시간50분을 목표로 삼았지만 초반에 페이스를 잃어 4시간을 훌쩍 넘는 기록으로 아들과 함께 결승점을 통과했다. 류씨는 “아이가 유모차 타는 것을 아주 좋아해 이제는 매일 아침마다 밖에 나가자고 조르기도 한다”면서 “생후 6개월 된 둘째아들도 유모차에 태워 달리려고 했지만 둘째아들은 몸이 좋지 않아 포기했다”고 말했다. 류씨는 올가을 미국에서 유모차 제조회사의 주최로 열리는 ‘유모차 마라톤’ 대회에 참가할 목표를 세웠다. 그는 동아마라톤 대회에서 받은 공식 기록을 미국 주최 기관에 제출해 초청장을 받을 계획이다.

유재동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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