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볼]前핸드볼대표 이남수씨 실종엄마 찾아 애끓는 사모곡

  • 입력 2003년 5월 7일 18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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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수가 실종된 어머니 김환순씨와 1남6녀가 함께 찍은 가족사진을 바라보며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안영식기자 ysahn@donga.com
이남수가 실종된 어머니 김환순씨와 1남6녀가 함께 찍은 가족사진을 바라보며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안영식기자 ysahn@donga.com
“엄마, 어디 계세요. 보고 싶어요.”

전 여자핸드볼 국가대표 ‘철벽 수문장’ 이남수(27·제일화재). 그는 요즘 카네이션만 봐도 가슴이 미어진다.

8일은 어머니 김환순씨(65)가 2년 전 고향 집(전북 정읍) 부근에서 행방불명된 지 두 번째 맞는 어버이날. 어머니의 생사를 모르니 가슴에 묻을 수도, 잊을 수도 없다. 핸드볼을 시작한 초등학교 4학년 어린 나이에 엄마 품을 떠나 줄곧 합숙생활을 해왔기 때문에 그리움은 더욱 사무친다.

남편과 일찍 사별하고 1남6녀를 홀로 키우느라 고생하신 어머니. 이남수는 이탈리아 세계선수권대회 출전 중 ‘어머니의 실종’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접했다.

“온 가족이 전국을 헤매며 전단지를 돌리고 핸드볼 경기장에 플래카드도 내걸었지만 허사였어요.”

어머니의 빈 자리가 더욱 크게 느껴진 것은 3월 무릎 연골이식 수술을 받은 후.

“부산아시아경기 등 큰 대회가 계속 열려 미뤄왔던 무릎 수술을 했어요. 양쪽 무릎 연골이 모두 닳아 없어졌죠. 제 역할을 못하니 소속팀에 미안하고 재활에 성공할 수 있을지 걱정도 돼요. 몸과 마음이 약해지니 엄마 생각이 더 나네요.”

요즘 그는 후배들이 부모님 불평을 입에 올리면 따끔하게 충고한단다.

“그런 말 할 자격은 없지만 부모님이 계실 때 잘 해드리라고 말합니다. 미루지 말고 그 때 그 때 효도하라고요.”

현재 서울산업대 사회체육학과에 재학 중인 그의 ‘꿈’은 은퇴 후 체육교사가 되는 것. 그전에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 바로 내년 아테네올림픽 금메달이다.

“반드시 다시 일어설 겁니다. 어머니가 어디선가 보고 계실 테니까요.”

안영식기자 ysa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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