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포츠]한강에 ‘대물’ 잡으러 가세

  • 입력 2003년 5월 6일 17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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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m50짜리 대형 백연어가 한강 하류에서 잡혔다는 소식이 화제가 됐다. 도심을 흐르는 한강에 그렇게 큰 물고기가 살고 있었다는 사실에 보통 사람들은 깜짝 놀랐겠지만 한강 생태를 잘 아는 낚시꾼들에게는 그저 그런 뉴스. 한강에서는 대형 잉어를 비롯해 강준치, 쏘가리, 누치 등 1m에 육박하는 대물들이 심심찮게 잡히고 있기 때문이다.

백연어는 외래종으로 원래 1m 이상의 대어가 많은 종이지만 그렇지 않은 토종 어종인 쏘가리, 누치 등에서도 1m에 육박하는 대물이 걸려 올라오는 게 바로 한강. 지난달 3일과 5일에도 서금영 송태용씨가 잠실 수중보 북단에서 각각 60㎝짜리 대형 쏘가리를 낚았다. 이 뿐이 아니다. 서울 도심 속 한강에서는 거의 매일 1m에 육박하는 잉어나 강준치 등이 올라온다.

‘한강의 폭군 출현’. 10년간 루어낚시를 즐겨온 서금영씨가 지난달 3일 잠실 수중보에서 낚은 60cm짜리 대물 쏘가리를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제공 낚시춘추

한강은 산업화 과정에서 한 때 식수는 물론 낚시도 하지 못할 정도로 오염됐으나 1986년 1월 한강종합개발 공사가 마무리되고 이후 한강변 습지를 보전, 복원하는 노력이 꾸준히 진행되는 한편 하수도 정화시설 설치를 통해 물고기가 뛰노는 생명의 하천으로 부활하고 있다.

아직 바닥에는 중금속 성분이 섞여 있는 두터운 침천층이 쌓여 있는 등 1급수 수질을 회복하지는 못하고 있지만 한강은 낚시를 하기에는 손색이 없다.

○ 한강의 서울 지역 낚시터와 어종

한강에서 낚시를 할 수 있는 곳은 △잠실-뚝섬 지역(잠실대교∼성수대교) △잠원-반포 지역(한남대교∼반포대교) △망원-이촌 지역(반포대교∼동작대교) △여의도-양화 지역(원효대교∼양화대교)등 크게 네 곳.

▽잠실-뚝섬=잠실 수중보 밑이 포인트. 잠실 수중보 밑에서 종합경기장까지 2.1㎞ 구간에서 낚시가 가능하다. 루어꾼과 릴이 주종을 이루는데 강준치, 메기, 끄리 등 다양한 어종이 나온다. 대낚시는 붕어와 잉어가 주종.

잠실 지구 건너편인 뚝섬은 수중에 어소(고기집) 블록이 깔려 있어 고기가 우글거린다. 수심이 깊어 대물급 누치, 쏘가리, 잉어, 강준치가 출몰한다.

▽잠원-반포=잠원지역에는 296개의 낚시 받침대가 설치되어 있어 한꺼번에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 부근은 대형 잉어터.

반포 지역은 ‘낚시터 공원’으로 불릴 만큼 시설이 잘 되어 있다. 대낚시에 토종 붕어가 올라오고 릴에는 잉어가 물린다.

▽망원-이촌=망원지구는 양화지구 맞은편 구간으로 잉어가 많기로 유명한 곳. 반포대교부터 원효대교까지 약 4㎞ 구간에 조성되어 있는 이촌 지구 역시 잉어의 집합소로 꼽힌다.

▽여의도-양화=대낚시꾼이 가장 많이 몰리는 곳이 양화지역. 물살이 완만해서 대낚시 하기에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다. 4자(40㎝ 이상)짜리 대형 붕어를 노릴 수 있는 곳.

여의도 지역은 여의도 샛강을 사이에 두고 양화지구와 연결돼 있다. 릴낚시에 유리한 지역으로 붕어, 잉어, 누치 등 다양한 강고기가 잡힌다.

○한강 낚시의 매력

한강 낚시는 접근이 용이해 서울 시민들이 쉽게 갈 수 있고 붕어와 잉어를 비롯해 초어, 끄리, 누치, 메기, 백연어, 쏘가리, 강준치, 송어, 피라미, 가물치에 뱀장어, 황복까지 다양한 어종을 낚을 수 있는 게 매력. 또한 큰 강에 사는 물고기답게 크고 힘이 세 낚시의 묘미인 손맛을 만끽할 수 있다는 것.

그러나 한강 수질이 많이 개선됐다고는 하지만 중금속 등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어 잡은 고기를 먹지 않는 게 낫다. 특히 한강에서 낚은 잉어를 임산부 몸에 좋다고 고아 먹일 경우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 이에 따라 한강 낚시는 손맛은 즐기되 잡은 고기를 바로 놔주는 ‘캐치 앤 릴리스’ 원칙에 충실히 따라야 한다.

○유의사항

한강 낚시터 중 잠실 수중보 상류 쪽으로 5.7㎞ 구간은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낚시를 할 수 없다. 낚시 금지구역에서 불법 낚시행위는 단속 대상.

강물에 쓰레기 및 오물을 버려서는 안되며 수질 오염을 막기 위해 떡밥을 사용할 수 없다. 텐트를 치거나 취사도구 사용도 금지. 천연기념물인 황쏘가리를 잡아서는 안된다. 낚시터 사용료는 낚싯대 기본 1대에 1000원, 1대 초과시 500원.

권순일기자 stt77@donga.com

▼한강낚시 챙겨야 할 기본장비

한강의 서울 낚시터에서 짜릿한 ‘손맛’을 보려면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

서울 도심 낚시터의 장점 중 하나는 접근이 용이하다는 것. 낚시터가 시민공원을 끼고 있기 때문에 평일에는 자동차를 가져가 주차장에 세운 뒤 편하게 낚시를 즐길 수 있다.

특히 둔치가 콘크리트로 돼 있어 평상복 차림으로 낚시를 할 수 있기에 기본 장비만 챙기면 된다.

대낚시의 경우 낚시대 2,3대에 떡밥을 제외한 지렁이나 구더기 등의 생미끼, 대물을 걸었을 경우를 대비해 뜰채가 필수. 살림망은 기본이고 낚은 고기를 집 수족관 등에서 기르려면 고기를 담을 박스도 필요하다. 낚시 받침대를 설치해 놓은 곳이 대부분이지만 자리가 없을 경우를 대비해 받침대도 가능하면 준비해야 한다. 릴낚시의 경우 릴낚시대 2,3대와 인조미끼, 뜰채가 기본 장비.

이런 장비를 차 트렁크에 넣어 놓고 마음 내키면 언제든지 낚시를 즐길 수 있는 게 바로 서울 도심 한강 낚시터의 매력이다.

권순일기자 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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