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후보검증 인터뷰]울산시장 박맹우 vs 송철호

  • 입력 2002년 6월 6일 23시 26분


▼한나라당 박맹우▼

한나라당 박맹우(朴孟雨) 울산시장후보는 행정고시를 거쳐 중앙부처와 경남도, 울산시 등에서 공무원으로 일한 전형적인 실무 행정관료 출신이다.

그 때문에 박 후보는 울산에서 내무부장관을 지낸 김태호(金泰鎬·울산 중구) 의원에게 ‘줄 대기’를 시도해 낙점을 받은 것 아니냐는 뒷얘기가 적지 않았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울산에서 있었던 한나라당 주요당직자 회의 때 김 의원이 건설교통국장으로 재직 중이던 박 후보를 거명하면서 “박 국장 같은 사람이 울산을 이끌어야 된다”는 발언을 했다.

그렇지만 심완구(沈完求) 현 울산시장은 공 사석에서 부하직원이었던 박 후보를 ‘시장감으로 함량미달’이라고 여러 차례 얘기했다. 박 후보는 “김 의원이 내무장관이던 시절 내무부 상황실장으로 근무하면서 신임을 얻긴 했지만 김 의원과 사전에 결탁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다.

또 박 후보에 대해서는 96년 6월 씨 프린스호 기름유출 사건 때 경남도 기름대책본부에 있으면서 호남정유 사장으로부터 ‘사건 수습비’ 명목으로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돼왔다. 그러나 그는 “실무자가 받아 당시 해경과 기름대책본부 공무원들이 회식비로 쓴 것으로 안다. 내가 전용해 쓴 것은 한푼도 없었다”고 말했다.

-심완구 시장의 평가에 대해….

“심 시장은 오랫동안 모셨던 분이다. 아마 자기 자리를 노린다고 생각하셨는지 몇 차례 감정적인 발언을 하셨던 것 같다. 지금은 모든 앙금이 해소됐다.”

-친(親) 노조 성향의 기초단체장들이 당선될 가능성이 있는데, 그럴 경우 이들과 마찰을 빚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다.

“어떤 단체의 목소리가 크다고 해서 그 단체만 배려하고, 목소리가 작다고 소외시키는 일은 없을 것이다.”

-울산시 건설교통국장 재직 당시 버스노조 파업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해 3개월이나 시내버스 운행이 중단된 적이 있다.

“울산의 면적은 서울의 1.8배나 되고, 가구당 승용차 보유율은 6개 광역시 중 최고수준이다. 솔직히 소신 있게 버스행정을 이끌어나가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

-시민단체와 노동계가 ‘가정 파탄 난다’며 반대하고 있는 화상경마장 도입을 추진할 것이라는데….

“시민의 동의가 선행되어야 한다. 울산신항만이나 경부고속철도 울산역사 건설 등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려면 재원의 다양화가 필수적이다. 레저와 도박은 분명히 구분되어야 한다.”

-한나라당 정당연설회에서 ‘민노당 송철호 후보의 원적지는 부산이 아니라 전북 익산’이라는 주장이 나왔다는데, 지역감정을 불러일으키려는 의도였나.

“어차피 울산은 외지인들의 비율이 높아 정책대결만이 최선의 방법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사석에서 나온 이야기를 상대후보 측에서 쟁점화하려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행정전문가임을 내세우고 있지만 재작년에 국회의원 선거 출마를 위해 명예퇴직 신청을 했다가 지역구가 합구(合區)가 되는 바람에 출마하지 못한 것으로 아는데….

“울산시에서만 10여년간 근무한 행정경험이 시장업무를 수행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는 점을 내세운 것이다. (재작년 총선) 당시에는 구청장이든 국회의원이든 시장이든 모두 지역민들에게 봉사하는 자리라고 생각했다. 울산에서 태어나 울산을 위해 일했고, 앞으로도 울산시민을 위해 봉사하고 싶다는 마음뿐이다.”

박맹우 후보 신상명세
생년월일1950년 11월 8일
현주소/평수울산 남구 삼산동 삼산현대아파트 108동 805호(56평)
병역육군병장(만기제대)
재산3억100만원
납세실적(99∼2001)6345만원(소득세 5540만원, 재산세 710만원, 종합토지세 95만원)
주요경력경남고, 국민대, 행정고시 25회,경남대 행정대학원, 경남 함안군수,울산시 내무국장, 울산시 동구청장 대행,울산시 건설교통국장, 대한적십자사 울산지사 이사,울산시 시설관리공단 이사
종교무교

▼민주노동당 송철호▼

민주노동당 송철호(宋哲鎬) 울산시장 후보는 인권변호사 출신으로 ‘진보세력’임을 자임하면서 ‘노동자와 서민을 위한 시정(市政)’을 표방하고 있다.

그러나 그의 정체성에 의심을 갖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그는 이번 시장선거까지 모두 5번이나 국회의원과 시장선거에 출마했다. 92년의 14대와 96년의 15대 총선 때는 민주당 후보로, 98년 시장선거 때와 2000년 16대 총선 때는 무소속으로, 이번에는 민주노동당으로 ‘간판’을 바꿔가며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에 대해 송 후보는 “건전한 진보정치에 대한 소신은 한번도 바꾼 적이 없다. 92년 당시엔 ‘꼬마 민주당’이 와해되는 바람에 자연스레 탈당했고, 이번엔 민노당 입당이 오래 전에 확정돼 있었으나 시기를 조율하다 보니 말이 많아진 것뿐이다”고 해명했다.

노동자의 대변인을 자처하면서 기업(SK) 고문변호사를 맡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그는 “변호사 업무를 하다 보면 일을 완전히 가려 맡기 힘든 부분도 있다. 사측 업무는 법률 자문이 대부분이다”고 말했다.

그는 행정경험이 전무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시정을 바로 움직이겠다는 뚜렷한 철학과 소신이 있으면 문제될 것이 없다”고 얘기했다.

-민노당 후보로 확정되기 전까지 한나라당과 접촉했다는 얘기도 나돌고 있다.

“지인을 통해 입당 의사를 타진 받은 적은 있었으나 ‘나와 노선이 틀리다’고 거절했다.”

-민주당이 후보를 내지 않았고, 송 후보가 당선되면 민주당에 입당할 것이라는 관측이 무성하다.

“노무현 대통령후보와의 친분 때문에 오해가 생긴 것 같다. 노 후보 덕분에 정계에 입문한 것은 사실이지만 시장 선거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 이 자리에서 분명히 얘기할 수 있다. 시장 재임기간 중 민주당 입당은 없다. 민주노동당을 위해 일할 것이다.”

-월드컵 기간 중인데도 택시노조원들이 매일같이 시청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는데 시 당국은 속수무책이다. 송 후보가 당선되면 노동자들의 ‘권리행사’가 더 잦아질 것으로 보는 사람들이 있는데….

“바로 지금처럼 속수무책이라는 점이 문제다. 나는 여러 차례 노동자 측에 월드컵 기간 중 파업 등 노동쟁의 자제를 요청했고 산업평화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떳떳한 노동자 대표이기 때문에 지금처럼 노사문제를 방관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설 수 있다.”

-노동자와 서민을 우선하는 시정 공약이 산업도시인 울산의 경제인들을 위축시킬 수도 있는데….

“정리해고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정규직화할 수 있도록 시정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최대한 노력을 쏟을 것이며 부와 권력을 독점하고 있는 잘 사는 20%보다는 그렇지 못한 80%를 위해 시정을 펼칠 것임은 분명하다. 그렇지만 기업인들을 위축시키지 않도록 균형감각을 발휘할 것이다.”

-경부고속철도 울산역사 유치를 반드시 성사시키겠다고 했는데….

“현재까지 울산역사유치 범시민추진위원회 대표를 맡고 있을 정도로 애정을 갖고 있다. 시의 위상 변화와 개발 가속화라는 측면에서 놓칠 수 없는 현안이다. 경주역과 80㎞ 떨어져 있지만 일본과 프랑스의 고속철도도 15∼40㎞ 사이에 역이 있는 경우가 흔하다. 중복투자가 우려되면 경주역과 번갈아 정차하게끔 하는 것도 방법이다.”

울산〓조인직기자 cij1999@donga.com

송철호 후보 신상명세
생년월일1949년 5월 26일
현주소/평수울산 중구 우정동 선경아파트 102동 1003호(62평)
병역육군상병(만기제대)
재산5억4484만1000원
납세실적(99∼2001)3445만1000원(소득세 3412만4000원, 재산세 0원, 종합토지세 32만7000원)
주요경력부산고, 고려대, 사시 24회, 부산 해양대 대학원, 울산대 지역개발대학원, 한국장애인 가족협회 고문변호사, 현대그룹 노조 고문변호사, 울산 YMCA 이사장, 울산지방변호사회 인권위원장
종교천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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