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노트]기동성 살린 '일요스페셜'… 열정과 사명감의 결실

  • 입력 2002년 1월 30일 18시 03분


KBS1 ‘일요스페셜’ 대해 다른 방송사 PD들이 궁금해하는 것 중 하나는 신속한 제작능력의 비결이다. 얼마 전 한 방송사 PD들과 일본 NHK의 다큐멘터리에 관해 토론할 기회가 있었는데, 정작 그 자리에서 화제가 된 것은 ‘일요스페셜’이었다. 사건이 일어났을 때 어떻게 그렇게 빨리 프로그램을 만들어 방송할 수 있느냐는 것. 1994년 가을 시작된 ‘일요스페셜’은 그동안 숱한 시사 아이템을 방송했다.

9·11 미국테러가 발생했을 때 당일(화요일) 밤 제작결정을 내려 일요일 저녁 미국 현지 모습까지 취재해 방영했다. 시청자들은 관심이 없을지 모르겠지만 PD들 사이에선 그 신속한 대응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다. 제작의 기본 메카니즘은 어느 프로그램이나 같다. 그동안 ‘일요스페셜’에서 가장 짧은 시간에 제작한 프로그램은 95년1월 방송된 ‘긴급리포트-현장에서 본 고베 지진’이다. 이 프로는 목요일 오전에 제작결정이 내려져 두 명의 PD가 당일 저녁 오사카로 갔다. 공항에서 지진으로 폐허가 된 고베로 향하는 도로는 완전히 끊긴 상태였다. 두 PD는 택시기사에게 저널리스트의 사명감을 강조하며 밤새워 혈로를 뚫었다.

새벽에 취재 계획을 짜고 위험 지역으로 차단된 고베 시내를 정신없이 누비고 다닌 현지 취재 기간은 단 하루. 밤 늦게 오사카로 돌아온 취재팀은 토요일 아침 서울로 향했다. 그 사이 서울에서는 다른 PD들이 밤새워 위성으로 일본 뉴스를 수신하고 내용을 분석하는 등 사후제작 준비를 했다. 도쿄(東京) PD특파원은 일본정부와 언론의 대응, 일본 방송 자료를 서울로 보냈다. 이렇게 해서 목요일 오전 제작 결정이 내려진 프로그램이 일요일 오후 8시에 방영된 것이다. ‘고베지진’은 가장 극적인 예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그 후에도 수많은 프로그램들이 일주일 안에 제작됐고 아슬아슬한 고비를 여러차례 넘겼다. 특집 ‘정주영 떠나다’는 원고가 제 시간에 나오지 않아 내레이션 절반을 생방송으로 진행하기도 했다.

이런 제작이 가능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10년을 넘게 쌓아온 현장취재, 시사 프로그램의 오랜 제작 경험, PD들의 신뢰와 팀웍을 먼저 꼽을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한시라도 빨리 시청자들에게 심층 르포를 전달하려는 PD들의 열정일 것이다.조대현

(KBS1 ‘일요스페셜’ 책임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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