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사커서핑]우물떠난 개구리

입력 2001-11-01 20:17수정 2009-09-19 0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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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이 작다고 소리치며 뛰쳐나간 개구리 두마리.

작은 우물은 자기들이 바라는 세상과 거리가 멀다고 큰 강에 나가고 싶어 했건만.

큰 강으로 떠난 두마리 개구리는 강의 빠른 물살과 시시각각 변하는 물결에 물놀이 한번 제대로 못한채 강가에 눌러 앉아 황소개구리들이 물장난 치는 것을 바라만 보고 있다.

황소개구리는 저리도 큰 강에서 잘 노는데, 비결이 뭘까?

덩치가 커서 그런가? 아님 먹는게 달라 스태미너가 뛰어나서일까? 아님 자기들 세상이라구 큰 강에 적응을 잘해서인가?

작은 우물에서 살던 개구리 두마리는 오늘도 황소개구리들이 물장난 치는 것을 그저 부럽게 쳐다볼 따름이다.

히딩크 월드컵 대표감독이 11월에 있을 세네갈과 크로아티아와의 국가대표 평가전 대표 명단을 발표했다. 대표팀 명단에 유럽 최고 무대에서 뛰고 있는 안정환과 설기현 두마리 개구리가 포함되어 있다.

대표팀 명단 발표이후 히딩크감독은 자신이 선택한 이들 유럽진출 선수들의 현재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한창 뛰면서 경기감각과 전술등의 경험을 쌓아야 할 대표팀 주축들이 벤치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며, 내년 월드컵과 선수자신을 위해서라도 국내복귀나 다른 리그로의 이적이 좋지 않겠느냐며 유럽파 진출 선수들에 대한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평가전을 위해 국내로 불러들여 쓴소리를 들려주는 것도 좋다. 대표팀의 주축 선수들이라 어쩔수 없이 부른 것이라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굳이 주전자리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지금 시점에서 며칠간 소속팀을 비운다면 또다시 공백이 생겨 뒷처지지 않을까, 차라리 소속팀에 잔류해 주전경쟁에 더욱 박차를 가해 다음 평가전이나 월드컵을 도모하는게 좋지 않을까.

한경기, 아니 1분이라도 더 뛰어 경기력 향상에 주력해야할 판에 경기에 뛰지 못해 경기력 저하는 물론 실전감각이 떨어지고 벤치신세에서 오는 정신적 충격과 위축감등 선수의 사기저하까지 가져와 앞으로의 선수생활과 대표팀 복귀후 플레이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여기다 월드컵 16강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된 유망선수들의 해외진출 추진으로 선수의 경기력 향상과 대표팀 전력 향상에 도움을 기대했으나 유럽 진출한 선수가 그라운드에 나서는 시간이 평균 5분도 되지 않을 정도로 매경기 벤치신세에 머물고 있으니 대표팀 도움은 커녕 일부 선수들의 해외진출에 나쁜 선례를 주지 않을까 걱정에 시선이 크다.

그러나 벤치신세도 유럽무대 벤치신세라 국내무대의 벤치신세와 달라 보고 배우는 것이 다를 것이다. 한국의 스타플레이가 유럽무대의 벤치신세로 전락했으니 경기력은 떨어졌어도 정신력은 더욱 독해졌으리라 믿고 싶다. 히딩크 감독도 이런 점을 높히 사지 않았을까. 이참에 히딩크 감독의 유럽진출 선수의 중용도 믿어보자.

단 몇분의 실전 경험도 유럽 무대의 경험. 평가전에서 그들의 유럽경험을 바탕으로 한 플레이를 지켜보자. 우물을 떠난 개구리는 더이상 우물안의 개구리가 아니리라, 넓은 세상을 경험한 개구리들의 변화된 모습을 지켜보자.

[제공:http://www.enter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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