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號 ‘서울대-판검사 편중’ 벗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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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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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정부 때 임명된 대법관 6명 내년까지 모두 교체

양승태 대법원장 후보자(사진)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대법원장에 공식 취임하게 되면 사법부 질서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법원에선 양 후보자가 다양성의 틀을 유지하면서 조심스럽게 사법부 질서의 변화를 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최근 6년간 법원 판결의 좌편향 논란을 극복하면서 동시에 우편향을 경계해야 하는 것도 양 후보자에게 놓여진 주요 과제다.

무엇보다 내년까지 이어지는 대법관 교체가 가장 큰 관심이다. 올 11월 박시환 김지형 대법관이 퇴임하고 내년 7월 박일환(법원행정처장) 김능환 전수안 안대희 대법관의 퇴임을 고려하면 내년까지 모두 6명의 대법관이 바뀐다.

법조계 안팎에선 양 후보자가 국회 임명동의 절차를 거쳐 취임하면 출신 학교와 직역(職域)을 고루 안배해 대법관을 구성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법원 안팎의 가장 많은 요청은 ‘서울대 편중’에서 벗어나라는 것이다. 현재 대법관 중에서 11월 퇴임 예정인 김지형 대법관(원광대 졸업)만 유일하게 비서울대 출신이다. 법조계에서는 고려대 출신 대법관 임명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출신 직역을 놓고 보면 현 대법관 중 재조(在曹·판사 검사 등 공직) 경력이 없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다. 임명 당시 교수였던 양창수 대법관 역시 젊은 시절 판사를 거쳤다. 변호사 업계는 대법관 임명 때마다 순수 변호사 출신 대법관 임명을 요청해 왔다. 그러나 이번에도 대형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나 수임 활동이 활발한 변호사가 임명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용훈 대법원장 역시 변호사 시절 고액수임 논란이 계속 일었기 때문이다. 공익 활동 경력이 두드러진 인사가 발탁될 가능성이 높다는 말도 나온다.

향판(鄕判)으로 불리는 지역 법관의 발탁 여부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2004년 퇴임한 부산 출신 조무제 전 대법관 이후 향판 출신 대법관은 없었다. 새로운 여성 대법관과 검찰 출신 대법관이 누가 될지도 큰 관심이다. 현재 유일한 여성 대법관인 전수안 대법관과 검찰 출신 대법관인 안대희 대법관은 내년 7월 나란히 퇴임한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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