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동 좌파’ 실제로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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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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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진보” 응답 60%가 월소득 300만원 이상… ‘소득 높을수록 보수’ 통념 깨

스스로 진보라고 생각하는 사람 중에는 소득과 인터넷 이용률이 높은 화이트칼라 계층이 많은 것으로 27일 조사됐다. 이른바 ‘청담동 좌파’가 실제로 적지 않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이 같은 사실은 동아일보가 재단법인 아산정책연구원(원장 함재봉)과 함께 8월 16일부터 10월 5일까지 성인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한국의 보수·진보의 정체성’에 대한 심층 면접조사를 한 결과 드러났다.

‘자칭 진보’와 ‘자칭 보수’는 안보나 경제문제 등 개별 이슈에 있어 실제 성향에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나 인구통계학적으로 다른 특징을 보였다.

▶본보 23일자 A1 면 진보 42%도 “압박해야”…
4면 학력 높을수록 ‘말로만 진보’
5면 연령대별 특징

우선 자칭 진보의 소득 수준이 더 높았다. 스스로 진보라고 밝힌 응답자 중 60.6%가 월 소득이 300만 원 이상이었다. 반면 스스로 보수라고 밝힌 응답자 중 월 소득이 300만 원 이상인 사람은 43.7%에 그쳤다.

직업별 특징에서도 ‘자칭 진보’와 ‘자칭 보수’는 큰 차이를 보였다. 화이트칼라 중 42.6%가 스스로 진보라고 응답했다. 학생(44.7%가 자칭 진보라고 응답)에 이어 두 번째였다. 화이트칼라 중 자칭 보수는 15.9%에 불과했다.

반면 스스로 보수라고 밝힌 비율이 가장 높은 직업군은 미취업(38.3%)이었다. 이어 자칭 보수는 주부(26.7%)와 자영업(26.0%) 층에서 높았다.

자칭 보수 중 68.1%의 학력이 고졸 이하인 반면 자칭 진보의 고졸 이하 비율은 45.4%였다. 학력이 높을수록 스스로 진보라고 생각하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스스로 보수라고 밝힌 경우 여성이 52.9%로 남성보다 높았고, 스스로 진보라고 밝힌 경우 남성이 53.7%로 여성보다 높았다.

정보를 얻는 매체에 있어서도 ‘자칭 진보’와 ‘자칭 보수’ 사이에는 차이가 컸다. 주요 정보 취득 매체가 방송인 점은 같았지만 그 비율이 자칭 보수는 82.3%로 자칭 진보(70.8%)보다 11.5%포인트 높았다. 대신 자칭 진보 중 12.6%는 인터넷에서 주로 정보를 얻는다고 밝혀 자칭 보수 중 인터넷을 1차 정보 취득 매체로 꼽은 비율(3.5%)보다 3배 이상 높았다.

아산정책연구원 김지윤 연구위원은 “소득이 높을수록 보수적이라는 기존 통념을 뒤집는 결과”라며 “그만큼 경제적 이슈가 보수와 진보를 가르지 않는다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진보라고 하면 ‘쿨(cool)’해 보인다는 인식도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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