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슬림형제단 “무르시, 대선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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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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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첫 민선대통령 유력

이슬람주의자이며 무슬림형제단이 내세운 무함마드 무르시 자유정의당 후보(사진)가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 축출 후 이집트 국민이 뽑은 첫 민선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무슬림형제단은 전국 1만2793곳의 투표소를 조사한 결과 무르시 후보(51.8%)가 무소속이자 전 정권의 마지막 총리를 지낸 아흐마드 샤피끄 후보(48.1%)를 결선투표에서 근소한 차로 누르고 승리했다고 18일 발표했다. 선관위 공식 개표 결과는 21일 발표될 예정이지만 지난달 치러진 1차 대선 투표 때도 무슬림형제단의 예상 집계 결과가 거의 적중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무르시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18일 현재 이집트 현지 언론들의 개표 조사에서도 무르시 후보가 샤피끄 후보를 근소한 차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르시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까지 열고 이집트 혁명 때 피 흘린 사람들을 ‘순교자’라 지칭하며 희생자 가족을 법이 정한 테두리에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집트 소수종교이자 이슬람에 대해 반감을 갖고 있는 콥트교도를 의식해 “샤피끄를 지지한 이집트 콥트교도들도 우리 가족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상대 후보인 샤피끄 후보 측은 무슬림형제단의 발표를 인정할 수 없다고 강력 반발했다. 무슬림형제단 지지자들이 선거 과정에서 돈과 음식을 뿌렸으며 샤피끄 후보 지지자들에게 협박과 위협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무르시 후보는 카이로대에서 공학을 전공한 엔지니어 출신으로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SC)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해외파다. 자녀들은 미국에서 태어나 미국 시민권자다. 그는 무슬림형제단 정치국 위원으로 1992년부터 활동하다 1995년 하원의원에 당선됐다.

무슬림형제단을 대표해 민주주의 개혁을 위한 사회활동에 참여했으며 2010년에는 무함마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과 함께 ‘변화를 위한 국민연대’ 활동을 하기도 했다. 무슬림형제단이 대선 후보로 정한 카이라트 샤티르가 테러 지원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아 후보 자격이 박탈되자 4월에 뒤늦게 대선 후보로 나섰다.

그는 지난달 23, 24일 1차 투표에서 서민층으로부터 폭넓은 지지를 받아 1위를 했지만 과반은 하지 못해 이번 결선투표에 나섰다. 그는 유세 과정에서 “이슬람주의가 (현재 이집트를 안정시킬 수 있는) 해결책”이란 선거 구호를 내세우고 이슬람학자들로 구성된 위원회를 만들어 이들에게 국회에 조언하는 자격을 줄 것을 제안하는 등 이슬람주의로 새로운 이집트를 통치하겠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경제정책에서는 구체적으로 밝힌 적은 없으나 그가 속한 무슬림형제단은 금융거래에서 이자를 인정하지 않는다. 무르시 후보는 또 이스라엘과 대치 중인 팔레스타인을 지원하고 대미관계에서의 ‘종속’을 청산하겠다고 밝혔다.

백연상 기자 baek@donga.com
#무르시#이집트 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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