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신용등급 강등 후폭풍]佛도 신용등급 AAA서 강등 루머… 국가부도지표 사상 최고치로 올라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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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이어 프랑스도 ‘트리플A(AAA)’ 최상위 국가신용등급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세계 증시를 또 한번 요동치게 만들었다. 전날까지만 해도 “(대통령이 휴가를 취소하면) 대중을 공황상태에 빠지게 만든다”며 예정된 휴가를 고수하던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마저 10일 휴가일정을 중단하고 돌아와 관계 장관들과 재정적자 감축을 위한 회의를 주재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재정적자 감축은 의무”라고 강조했지만 시장은 신뢰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시장의 우려는 프랑스가 독일,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핀란드, 룩셈부르크가 속한 유로존의 ‘트리플A 국가 클럽’에서 경제 여건이 가장 열악하다는 점에 기초를 두고 있다. 프랑스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는 지난해 7.1%로 아일랜드(32.4%) 그리스(10.5%) 스페인(9.2%) 포르투갈(9.1%)에 이어 가장 높다. 그런 데다 그리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 부채 위기에 빠진 유로존 국가들을 구제하는 비용의 상당 부분을 독일과 함께 프랑스가 져야 하는 상황이다.

이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니콜라 스완 애널리스트는 투자자 전화회의에서 “프랑스는 세수를 올리고 재정지출을 줄이기 위한 법안을 의회에서 통과시켰다. 미국보다 프랑스가 재정적자 문제를 해결하는 데 좀 더 진지하다”며 프랑스 등급 강등은 소문일 뿐이라며 등급 강등 가능성을 일축했다. 무디스 피치 등 다른 국제신용평가사도 일제히 이를 부인했다.

하지만 금융시장에서는 국가부도 가능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장중 한때 사상 최고치인 1.76%로 치솟았다. 이는 인도네시아 페루 등 신흥개도국보다도 높은 수치다. 프랑스 정부는 24일 사르코지 대통령이 내년 예산안을 포함한 새로운 긴축안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이때 시장이 다시 프랑스의 재정적자 긴축 노력과 부도 가능성에 주목할 개연성이 높다.

이날 세계 시장을 뒤흔든 직접적인 도화선은 프랑스 소시에테제네랄(SG)은행의 유동성 위기에 대한 우려였다. 프랑스 2위 은행인 SG은행이 이탈리아와 그리스 은행에 지원한 자금을 회수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소문이 돌면서 한때 주가가 23% 가까이 폭락했다. 프랑스 최대은행인 BNP파리바도 이 여파로 주가가 9.5% 빠졌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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