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그룹 수사 “林회장, 일식당서 금융-정치권 인사 접대”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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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핵심 관계자 진술… 檢, 대출로비 관련 조사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김홍일 검사장)가 임병석 C&그룹 회장이 자신 소유의 서울 강남구 D일식당에서 2007년 상반기 우리금융지주 고위 인사 P 씨와 한나라당 L 의원, 민주당 L 의원 등을 접대했다는 C&그룹 핵심 관계자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3일 확인됐다. 검찰은 C&그룹이 조선업에 진출한 뒤 자금난을 겪으면서 임 회장이 이때부터 본격적인 로비에 나선 것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C&그룹의 주거래은행이었다.

또 검찰은 C&그룹 관계자의 진술과 압수물 분석 등을 통해 임 회장이 2008년 하반기에 정치권 및 금융권 인사들을 자주 접촉한 정황을 파악한 상태다.

D일식당은 임 회장이 2000년대 초 계열사 임원 명의로 인수한 뒤 사촌여동생 등에게 운영을 맡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 회장은 정관계 인사들을 접대할 때 이 식당을 자주 이용했으나 올해 초 C&그룹이 사실상 해체되면서 경영난을 겪자 7월 영업을 중단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임 회장이 C&한강랜드 소유인 서울 여의도 한강유람선 나루터의 레스토랑에서도 정관계 인사를 종종 접대하곤 했다”고 전했다.

검찰은 C&그룹의 위장계열사인 광양예선에서 법인카드 12장이 발급된 사실을 파악하고 이들 법인카드의 사용명세를 확보해 로비용으로 쓰였는지도 확인하고 있다. 광양예선 전 대표 정모 씨는 올해 3월 임 회장을 횡령 등 혐의로 서울서부지검에 고발하면서 “광양예선에서 법인카드 12장이 발급돼 일부는 임 회장 등에게 건네졌고 일부는 업무와 관계없는 사람들에게 건네졌다”고 주장한 바 있다. 또 임 회장이 D일식당 설립 및 운영에 필요한 자금 17억여 원을 C&그룹 계열사에서 빼돌리고 고급주택을 사기 위해 10억 원을 빼돌렸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검찰은 임 회장을 10일 횡령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한 뒤 정관계 및 금융권 인사 접촉 정황 등을 토대로 정관계 로비 의혹에 대해 본격적으로 수사에 착수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검찰은 2006년 C&그룹의 위장계열사로 추정되는 시행업체 P사가 T사로부터 C&백화점의 시행사업권을 넘겨받는 과정에서 사업권 양도가격을 부풀려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을 파악하고 최근 P사 전직 임원들을 소환 조사했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전성철 기자 daw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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