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한나라-나경원 비난 절정, 꼼수는?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0월 23일 12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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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일 다가오자 나경원 집중포화..박근혜 맹비난도

북한이 26일 치러질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관련해 남한 내 여론 선동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북한 매체의 선거관련 보도가 갈수록 늘고 있고 여당인 한나라당을 비난하는 수위도 더욱 높아지는 양상이다.

북한 매체는 대남 선전용 웹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를 중심으로 지난 20¤21일 이틀간 선거 관련 보도를 10여 건씩 내보내더니 22일에는 무려 20건으로 급증했다.

23일에도 오전에만 `독재정권을 끝장내야' `제때에 사퇴하는 것이' 등 한나라당과 나경원 후보를 비난하는 관련 기사를 13건이나 쏟아냈다.

북한은 지난달까지만 해도 선거가 치러지게 된 배경, 각 후보 진영의 선거전략, 내년 총선 및 대선과의 관계 등 비교적 객관적인 기사도 내보냈지만, 선거일이 다가오자 한나라당과 나 후보를 비난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지난 한 주 사이에는 나 후보를 둘러싼 `부동사 투기 의혹' `일본 자위대 행사 참가 논란' 등을 집중적으로 거론하며 나 후보를 공격했고, 나 후보측이 박원순 후보에 대한 `학력 의혹'을 제기한 것에 대해서는 "여우귀신"이라고 몰아붙이기도 했다.

대남 방송인 구국전선은 18일 `한나라당 후보로 나선 나경원이 서울시장이 될 수 없는 이유'라는 기사에서 나 후보가 "현 보수 당국의 정책 작성을 비호 두둔해 온 최측근"이라며 "이런 부패왕초가 서울시장이 된다면 시민의 과반수인 우리 서민들이 밥도 잃고 집도 잃고 일자리마저 잃게 되리라는 것은 불 보듯 명백하다"고 공격했다.

우리민족끼리는 22일 `단결로 열어야 할 새 정치실현의 길'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남조선의 진보 세력이 반보수 대연합을 이룩해야 한다"며 "보수패당의 공세에 주저하면서 서로 단합을 실현하지 못한다면 사회적 진보는 더욱 말살되고 인민들의 치욕스러운 고통은 그칠 날이 없게 된다"고 주장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이번 선거는 민주개혁세력과 보수세력 사이의 생사를 건 싸움으로 되고 있다. 선거를 앞두고 진보 세력의 단합과 활동이 강화되고 있다"고 전했고 "한나라당이야말로 더러운 야심가, 권력 미치광이들의 집합체"라고 독설을 퍼부었다.

우리민족끼리는 유력한 대권 후보로 선거 지원에 나선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도 맹비난했다.

이 매체는 이날 "썩은 정치를 매장하려는 것은 민심의 한결같은 지향이고 요구"라며 "박근혜가 이런 대세도 모르고 상대방 흠집 내기와 같은 구시대적 정치의 악순환을 되풀이하는 것을 보면 정치인생으로서의 그의 전도도 가히 알 만하다"고 비꼬았다.

북한이 이처럼 남한 진보세력의 단결을 외치고 한나라당을 물고 늘어지는 데에는 나 후보를 낙선시키려는 속내가 담겨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현 남한 정권의 대북정책에 대한 북한의 불만을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노동신문은 21일 "이번에 남조선 집권자가 원칙 있는 남북대화를 운운한 것은 대북정책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공공연한 선언"이라며 "고집스런 남조선 당국의 원칙고수 놀음이 가져올 것은 고립과 파멸 밖에 없다"고 비방했다.

북한의 이런 비난은 류우익 통일장관의 취임을 계기로 남한정부의 대북정책에서 유연성이 발휘되고 있지만 이를 만족스러운 수준에 이른 것으로 평가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해석된다.

북한은 또 이번 선거를 통해 남한 정권을 비난함으로써 대내적으로 체제결속을 다지고 남한 사회의 정치적 갈등을 부추기려는 의도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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