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증인들 “모른다” “내 소관 아니다”에 누리꾼들 분통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14일 14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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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국정농단' 관련 14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조사특별위원회의 3차 청문회에서 출석한 증인들은 하나 같이 "모른다" "내 소관이 아니다"라는 말만 반복했다. 증인들 사이의 답변이 엇갈려 이 중 한 명은 위증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누리꾼들은 청문회 위증에 대한 보다 엄격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청문회에서는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대통령의 미용·성형시술 의혹에 대한 의원들의 추궁이 이어졌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비선진료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 청문회에 출석한 김상만 전 대통령 자문의는 주치의와 의무실장 배석 없이 박 대통령을 단독 진료한 적이 있다고 시인했다. 또 김 전 자문의는 청와대 출입 시 인적사항을 적지 않은 '보안손님'으로 자문의에 임명되기도 전에 청와대 관저로 들어가 진료를 한 적이 있다고도 말했다.

김 전 자문의는 "임명장을 받기 전부터 저는 자문의라고 얘기를 들었었다"며 "(자문의 위촉 전) 두 번인가 세 번으로 진료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맞은 주사에 대해서는 "라이넥이라는 태반주사를 피하주사했다"며 "(청와대에서) 연락이 와서 (대통령이) 불편하시다고 해서 들어갔다"고 밝혔다.

청문회에서는 대통령 얼굴에 미용시술을 한 흔적으로 추정되는 사진도 등장했다.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은 이를 집중 추궁했다. 김 의원은 "2014년 4월16일 이후 청와대에는 2가지 금기어가 생겼다"며 "첫째는 세월호, 두 번째는 대통령 얼굴의 멍자국"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박 대통령 얼굴에 멍자국이 선명한 언론보도 사진을 제시했고, 증인으로 출석한 김영재 성형외과 원장은 "필러 시술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의혹 제기에 대해 증인들은 "모른다"는 답볍으로 일관했다. 김원호 전 대통령 경호실 의무실장은 "시술을 했는지 안했는지 저는 모른다"며 "시술 자체에 대해서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신보라 전 청와대 의무실 간호장교도 박 대통령의 필러 시술에 대해 "미처 파악하지 못했다"며 "저는 처치한 적이 없기 때문에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 의원은 "하는 일이 뭐에요?"라며 김 전 실장을 질타했다. 이에 대해 전 실장은 "응급조치와 자문 진료"라고 답했다. 이어 이 의원이 대통령의 얼굴 사진을 꺼내 특정 부위에 같은 멍 자국이 있는 것을 지적하면서 "2014년, 2015년, 2016년 한 두 번이 아니에요. 김영재도 모른다, 의무실장도 모른다, 간호사도 모른다, 이게 대한민국 대통령의 안위를 걱정하고 있는 국민들을 안타깝게 하는 겁니다"라고 모르쇠로 일관하는 증인들을 강하게 비판했다.

청문회에서는 증인들 사이에 증언이 엇갈려 의혹을 증폭시켰다. 봉합사(수술용 실) 업체 와이제이콥스는 최순실 씨와의 친분으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장제원 새누리당 의원은 서창석 전 대통령 주치의에게 최 씨의 단골 김영재 원장과 부인 박채윤 씨를 이임순 순천향대서울병원 교수의 소개로 알았느냐고 묻자 "그렇다"고 답했지만 이 교수는 부인했다.

이 교수는 "(서 전 주치의에게) 전화하거나 소개해 준 적이 없다"고 말했으나 서 전 주치의는 이 교수 소개로 알았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장 의원은 두 사람 중 한사람은 위증을 하고 있고 그에 따른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청문회를 본 한 누리꾼은 "뭔놈의 청문회 증인들은 하나같이 기억상실이고 입만띄면 거짓말이고 확실한건 하나도 없냐"며 분통을 떠뜨렸다. 다른 누리꾼은 "거짓말 청문회에 대비해 말마췄다"고 분노를 표했다.
민병선기자 blued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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