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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국내에서 멋깨나 낸다는 사람들로부터 ‘카오리’란 말을 종종 듣게 됐다. 알고 보니 카오리(kAoRi)는 일본어로 ‘향기’란 뜻의 모자 전문 숍이었다. 모자 디자이너 이형렬 씨(37)는 중앙대 의류학과와 일본 도쿄 문화복장학원 패션공예과(모자 전공)를 나와
‘집집마다 부뚜막에선 왱병이 울고 야야, 주꾸미/배가 들었구나, 할머니 쩝쩝 입맛을 다신다/빙초산 맛이 입에 들척지근하고 새콤한 것이/달기가 햇뻐꾸기 소리 같다//아버지 주꾸미 한 뭇을 사오셨다 어머니 고추장/된장을 버무려 또 부뚜막의 왱병을 기울이신다//…환장
완연한 봄, 청소를 하도록 유혹하는 날씨다. 이맘때면 누구나 한 번쯤 베란다 문을 활짝 열어젖히고 청소기와 걸레를 들어보려고 하지만 막상 움직이려면 만만치 않은 것이 대청소다. 봄맞이 대청소를 잘하는 방법, 효과적으로 하는 방법, 재밌게 하는 방법은 없을까. 대청
마이 위크엔드 커버스토리 ‘고기 안 먹기보다 빵, 과자 참기 더 힘들더이다’ 기사가 나간 뒤 사내외에서 다양한 반응을 보여주셨습니다. 1주일 동안 고기, 생선은 물론 유제품까지 일절 안 먹는 ‘완전채식(비건)’ 체험을 하며 느낀 고충과 심신의 변화를 다룬 기사였습
《600만 관중이 몰려든 것으로 예상되는 올해 프로야구의 열기 때문에 야구를 직접 해보고 싶은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동네 야구’를 해봤으면 누구나 아는 것처럼 제대로 훈련을 받지 않은 사람들의 야구는 으레 투수 한 사람을 위한 재미없는 경기가 되고 만다.
동물이 진화하듯 동물원도 ‘진화’한다. 지난 300여 년 동물원의 변화가 그것이다. 이동식동물원(제1세대)에서 귀족의 권력과시 수단(제2세대)으로, 다시 과학연구와 교육의 장(제3세대)으로, 거기서 가장 친근한 볼거리(제4세대)로, 그리고 이제는 ‘인간과 동물의 공존’
《시간과 장소, 기억이란 주제를 각기 다른 시각에서 접근한 사진전이 열리고 있다. 공사 가림막과 건물 외벽의 벽화를 주제로 선택한 한성필 씨(38)의 ‘In Between Lyers’전, 낭만주의 화가들이 풍경을 그린 장소를 찾아가 촬영한 대런 아몬드 씨(39)의 작품전, 생각 속
폐자동차 129대를 부쉈다. 낱낱이 분해한 자동차 부품은 제작진의 손을 거쳐 악기로 다시 태어났다. 나란히 붙은 배기관은 실로폰이 되고 연료통은 박자를 맞추는 타악기가 됐다. 수차례 시행착오를 거쳐 본격적인 제작에만 4개월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폐차장을 배경으로
주역가수 5명 전원 여성, 전원 외국인. 합창과 오케스트라는 한국 진용. 가사는 이탈리아어가 아닌 라틴어. 작곡가는 오페라보다는 협주곡집 ‘사계절’로 낯익은 안토니오 비발디. 이쯤 되면 어떤 점을 봐도 오페라 공연으로서 예사롭지 않다. 한국오페라단이 5∼7일 오후
■ MOVIE◆ 애즈 갓 커맨즈이탈리아 탄광촌에 사는 ‘싱글 파파’ 리노와 열네 살짜리 아들 크리스티아노는 친한 친구 같은 사이다. 이들의 친구 콰트로는 정신이 멀쩡하지 않아 TV 포르노 배우를 사모하며 상상과 현실을 혼동한다. 어느 날 콰트로가 크리스티아노의 학교 친
범인(凡人)들의 접근을 쉽게 허용하지 않았던 명품 시계가 대중에게 한발 가까이 다가서고 있다. 고고하게 전통과 예술성을 자랑하며 상상을 초월하는 가격표를 붙였던 세계 최고의 시계 메이커들이 ‘접근 가능한 명품’을 내놓고 있는 것. 세계 경제 불황의 그림자가 최고
폭설에 한파까지 겹쳐 3월이라곤 믿기지 않는 날씨 탓에 굼뜨기는 했지만 봄은 어느새 성큼 곁에 다가와 있었다. 아침저녁 코끝을 ‘싸∼’ 하고 스치고 지나가던 찬바람의 위세가 한풀 꺾이면서 겨우내 잔뜩 움츠렸던 몸과 마음이 ‘밖으로 나가자’고 아우성을 친다. 공원
‘예사 검법이 아니다/바다 속/물 흐르듯 휘두르는/저 날렵한 몸놀림/은빛을 번쩍이며/날아 다니는/눈부신 보검//막장 같은 심해/오래, 오래 숨 막혀/몸을 비틀며 파도치다가/아예 은백의 한 자루 칼이 되어/쉭쉭 눈앞을 열어가는/그대’ <홍일표의 ‘갈치’에서> 갈
“아들, 침착하게!” 선수 엄마들 수능 지켜보듯 조마조마“후배, 한방 날려!” 직원 몰래 응원 온 사장 선배 고래고래 택시 창밖으로 목동야구장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이름 밝히기를 꺼린 택시기사(77)가 말했다. “바람 불어 애들 춥겠네. 야구는 수비하느라 서 있
봄이 오는 푸른 들녘엔 평사리 사람들 살내가… 바람이 강의 얼굴을 접었다 폈다 한다강에 담긴 산도 달도섰다 흔들렸다 한다바람 탓이다 상처 탓이다강의 물결은 바람으로 일고지리산 꽃들은 신음으로 핀다<최영욱의 ‘주름’에서> 바람이 알싸하다. 얼굴이 시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