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日 이어 美서도 ‘한·일 경제연합체’ 필요성 역설

  • 뉴시스
  • 입력 2023년 12월 5일 11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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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트랜스퍼시픽다이얼로그 포럼 개회사
"한일, 경쟁자 아니며 서로에게 보완적 존재"
"수백조원 잠재력…비용 낮추고 파괴력 커져"

일본 도쿄를 찾아 한일 경제연합체 구성을 제안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한미일 정·관·학·재계 인사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연합 필요성을 언급하고 나섰다. 에너지 분야에서만 수백조원의 이익이 기대되는 등 경제 전반에 막대한 효과가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최 회장은 4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 미들버그에서 최종현학술원이 개최한 2023 트랜스퍼시픽다이얼로그(TPD) 포럼 개회사에서 “한국과 일본 같은 나라는 사실 자유무역협정(WTO) 체제에서 많은 이득을 누렸다. 하지만 더이상 우리는 그러한 이점을 누릴 수 없고, 공급망 문제의 어려움에 맞춰가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최 회장은 “두 시장은 실제 경쟁자가 아니다”며 “배터리와 공급망, 반도체 등 많은 분야에서 서로에게 보완적인 존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지난달 30일부터 이틀간 열린 도쿄포럼에서도 “한일 양국이 경제연합체를 구성함으로써 글로벌 시장에서 룰 테이커(rule taker)에서 룰 세터(rule setter)로 전환해 가자”고 제안했는데, 미국에서도 같은 화두를 던진 것이다.

저출산 등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는 한일 경제가 접점을 늘리고 보폭을 맞출 경우 여러 분야에서 비용을 줄이고 효율성을 높일 수 있지 않겠냐는 것이 최 회장의 구상이다.

최 회장은 이날 행사 중 취재진과 만나 “솔직히 국내 경제 잠재성장률이 너무 떨어져있는 것이 사실 아니냐”며 “이게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하면 우리 경제가 살아난다는 얘기가 되고, 경제가 살아나 붐외 되면 투자가 많이 들어온다는 얘기고, 투자가 많이 들어온다는 건 경제활성화와 잠재력 등 모든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각도가 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에너지, 반도체, 관광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시너지가 제일 큰 것은 아마 에너지”라며 “양쪽은 가장 큰 에너지 수입국인데, 두 나라가 구매부터 사용까지 통합하는 형태로 하게되면 프로그램 몇개만 돌려도 아마 단언컨데 수백조까지 바라볼 수 있는 그런 잠재력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해운, 조선부터 시작해 철강 이런 것도 다 협력이 가능한 분야로 보인다”면서 “제조업에 관련된 데이터 같은 것들을 공유하면 관련된 인공지능(AI)을 통해 제조업이 업그레이드되고, 경쟁력이 올라갈 수 있는 잠재력이 커진다. 따로도 가능하지만 스케일이 훨씬 커지면 그만큼 비용은 낮아지고 파괴력이 더 커진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분야에 대해서도 “(협력이) 가능하다. 일본이 갖고 있는 장비, 재료와 한국이 생각하는 반도체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얘기가 많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제안했다고 하루아침에 이뤄지리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 당장 실무그룹이 발족하기보다는 학계 연구 결과가 나오면 그에 맞춰 협력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도 다른 해법이 없다고 생각하고, 이 방안을 추진해 보는 것이 좋다는 것이 일본 재계의 거의 공통된 목소리”라고 했다.

후지사키 이치로 전 주미 일본대사는 최 회장 제안과 관련해 취재진에 “매우 좋은 생각”이라며 “지금은 한·일 관계가 상호 보완적인 상황이 되고 있기 때문에 한·일 경제협의체 구성을 위한 좋은 환경이다”고 평가했다.

[워싱턴=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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