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원전·채무…中일대일로 참여 정상들 ‘동상이몽’

  • 뉴시스
  • 입력 2023년 10월 18일 18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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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국제무대 복귀 기회로…중국의 경제·외교적 지원 바라
스리랑카는 채무 조정, 인니는 고속철 연장

중국의 핵심 대외 국책사업인 ‘일대일로(육로·해상 실크로드)’ 1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대체로 친중 성향 국가정상들이 베이징에 모였지만 제각기 다른 희망사항을 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8일 미국의소리방송(VOA) 중국어판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포함해 각국 정상과 정상급 인사 26명이 각자 다른 기대를 갖고 베이징을 방문했다고 전했다.

우선 푸틴 대통령은 이번 포럼을 국제무대 복귀의 기회로 이용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3월 국제형사재판소(ICC) 체포영장 발부 이후 해외 방문을 자제해왔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사회에서 고립된 푸틴 대통령은 중국의 경제적, 외교적 지원을 필요로 한다.

‘시베리아의 힘-2’ 건설과 관련한 논의도 러시아의 우선 의제에 포함돼있다. 시베리아의 힘-2는 러시아 북부 야말반도에서 몽골을 거쳐 중국까지 6700㎞를 연결하는 가스관으로, 러시아는 이 가스관을 통해 연 500억m³의 가스를 중국으로 보낼 수 있다.

라닐 위크라마싱하 스리랑카 대통령의 최대 희망사항은 일대일로 관련 채무를 조정하고 자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조정하는 것이다.

스리랑카는 일대일로에 동참한 결과 ‘부채의 덫’에 빠진 나라 중 하나다. 2017년 일대일로 사업을 계기로 건설된 함반토타 항구 지분의 80%를 중국에 넘기기도 했다.

전체 부채 중 중국 부채 비율이 52%에 이르는 스리랑카도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하고 현재 중국과 부채 상환 계획을 논의 중이다. 지난주에는 중국 수입은행과 채무 조정 방안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코 위도도(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자국 첫 고속철 연장 사업에 중국의 자금과 기술을 추가로 투입할 수 있는지 여부에 관심이 가장 많다.

일대일로 상징 중 하나인 인도네시아 고속철은 일대일로 정상포럼에 맞춰 공식 운행에 돌입했다. 이 고속철은 인도네시아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 첫 고속열차다.

해당 철도는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와 제3의 도시 반둥을 연결하고, 총길이는 142.3㎞에 달한다.

고속철의 최고속도는 시속 350㎞에 달해 일반열차로 3시간이 걸렸던 자카르타-반둥 구간을 46분 만에 주파한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제2의 도시 수라바야까지 고속철도를 연장한다는 계획이다. 이 경우 철도 길이가 700㎞ 더 늘어난다.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의 관심사도 철도다. 오르반 총리는 푸틴 대통령과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과 함께 중국을 방문한 3명의 유럽 정상 중 한 명이다.

앞서 지난달 헝가리 언론은 중국이 헝가리-세르비아 철도 건설에 대한 투자를 중단하려 한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다만 지난 17일 시 주석은 오르반 총리와의 회담에서 “헝가리-세르비아 철도의 기한 내 완공·개통을 추진하자”고 언급했다. 또 중국·유럽 물류 협력 단지 운영과 전자상거래, 정보기술(IT), 신에너지 산업 등에서 협력을 확대하고 헝가리산 농산물 수입도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원하는 것도 ‘차이나 머니’다. 아르헨티나는 지난해 일대일로에 동참한 국가다. 철도, 원전, 태양에너지, 농업 등 영역에서 중국 투자를 원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중국 국영 원전 기업이 아르헨티나에 화룽 1호를 적용한 80억 달러 규모의 원전을 짓기로 했다. 중국이 화룽 1호를 수출한 것은 파키스탄에 이어 두 번째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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