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해안경비함 파푸아뉴기니 배치…인근 솔로몬제도엔 中 군함

  • 뉴스1
  • 입력 2023년 7월 27일 16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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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26일(현지시간) 남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견제하기 위해 파푸아뉴기니에 해안경비대 함정을 배치한다고 밝혔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역대 미 국방부 장관 중 최초로 파푸아뉴기니를 방문한 오스틴 장관은 파푸아뉴기니에 오는 8월에 미 해안경비대 함정이 도착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스틴 장관은 해안경비대 함정 배치로 파푸아뉴기니의 해양 자원을 보호하고 불법 어업 및 인신매매 활동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배치는 지난 5월 미국과 파푸아뉴기니가 체결한 국방협력협정에 따른 것이다.

양국은 5월22일 파푸아뉴기니의 항구와 비행기를 미군이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안보협정을 맺었다.

이 협정으로 미군은 6개의 주요 항구와 공항에 병력과 함정을 주둔시킬 수 있게 됐다.

대만과 호주 사이에 위치한 파푸아뉴기니는 멜라네시아에서도 가장 크고 인구가 많은 지역이다. 멜라네시아는 제2차대전 당시에도 매우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였다.

일각에서는 미국과의 안보 협정 체결로 남태평양 국가들의 독립을 약화시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파푸아뉴기니만 하더라도 1975년에서야 영국과 호주의 통치로부터 독립할 수 있었다.

오스틴 장관은 이러한 우려에 대해 “우리는 파푸아뉴기니에 영구적으로 (군을) 주둔하려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며 “이는 오랜 관계를 확장할 기회”라고 강조했다.

제임스 마라페 파푸아뉴기니 총리도 미국과의 안보 협정이 파푸아뉴기니의 인프라를 현대화하고 안보를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 지역이 미·중 경쟁의 또 다른 무대가 되고 있어 오스틴 국방장관의 방문이 매우 의미가 있다고 지적한다.

류펑위 주미 중국대사관은 이에 대해 “파푸아뉴기니를 비롯한 태평양 섬 국가들과 관계를 발전시키려는 국가들의 노력에 반대하지 않는다”면서도 “협력을 빙자한 지정학적 게임을 특히 경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중국 입장에서도 멜라네시아는 포기할 수 없는 지역이다. 중국은 태평양을 아시아와 중남미를 연결하는 핵심 거점으로 보고 이 지역 10개 도서국과 일대일로 협정을 체결해 막대한 유상원조를 지원하고 있다.

중국은 쿠릴열도와 대만 동쪽, 필리핀 서쪽, 믈라카 해협을 잇는 제1도련선을 완전히 장악하고 싶어 하며, 이어 괌과 사이판, 파푸아뉴기니 근해 등을 잇는 제2도련선까지도 작전 반경을 확장하길 원하고 있다.

중국은 이러한 맥락에서 지난해 4월 솔로몬제도와 안보 협정을 체결했다. 이어 지난 10일에 양국은 새로운 시대의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선언했다.

특히 지난해 3월에 중국과 솔로몬제도 간 양자 안보 협력 협정 초안이 유출되며 서방의 우려가 불거졌다. 협정 초안에는 중국이 솔로몬제도에 선박, 물류 교체, 기착을 위해 군대를 파견하고 영구적인 군사 기지를 세울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내용이 담겼다. 솔로몬제도는 미국의 동맹국인 호주와 2000㎞도 채 떨어지지 않았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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