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루스코니 伊 전 총리 장례식 밀라노서 국장 거행…1만여 명 추모

  • 뉴스1
  • 입력 2023년 6월 15일 13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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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이탈리아 총리의 장례식이 14일(현지시간) 밀라노의 밀라노 대성당에서 국장으로 거행됐다.

AFP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날 국장으로 거행된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의 장례식엔 다섯 자녀인 마리나, 피에르 실비오, 바르바라, 엘레오노라, 루이지와 1990년생으로 54세 연하의 연인 마르타 파시나 하원의원이 함께하며 그를 추모했다.

흰색과 붉은색 장미로 덮인 베를루스코니의 관은 밀라노 인근 아르코레에 있는 그의 별장에서 밀라노 대성당까지 운구됐으며 대성당 앞에 있던 추모객들은 “실비오”를 연호하며 애도를 표했다.

광장엔 1만명이 훌쩍 넘는 추모객이 모였고, 수천명의 국내외 고위 인사들이 이날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의 장례식에서 자리를 지켰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세르조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을 비롯해 이탈리아 연립 정부의 파트너로 동맹(Lega)의 대표인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인프라 교통부 장관 등이 이날 국장에 함께했다.

파올로 젠틸로니 유럽연합(EU) 경제 담당 집행위원과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군주, 압둘 라티프 라시드 이라크 대통령 등도 직접 참석해 그의 마지막을 배웅했다.

밀라노 대교구장 마리오 델피니 대주교는 장례 미사에서 “그를 높이는 사람과 그를 견디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그에게 박수를 보내는 사람과 그를 혐오하는 사람이 있다”며 “하지만 이 작별과 기도의 순간에 우리는 그에 대해 무엇을 말할 수 있을까? 그는 삶에 대한 열망, 사랑에 대한 열망, 기쁨에 대한 열망을 가진 한 인간이었다”고 추모했다.

이어 “그는 사람이고, 이제 신을 만난다”고 덧붙였다.

1994∼2011년 세 차례에 걸쳐 9년 2개월간 총리를 지낸 베를루스코니는 지난 12일 향년 86세로 별세했다.

만성 골수 단핵구성 백혈병을 앓아온 그는 산라파엘레 병원에서 오랜 기간 투병 생활을 이어오다 세상을 떠났다.

1994년부터 2011년까지 전후 이탈리아의 최장 총리로 장수했던 그는 재임 시절 각종 부패 스캔들과 탈세 혐의, 성추문 등 각종 의혹이 끊이지 않던 ‘스캔들 제조기’라는 오명을 받아 왔다.

하지만 끊이지 않는 물의와 언론 탄압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승리를 거듭하는 그를 본떠 ‘베를루스코니즘’이라는 말이 탄생하는 등 높은 인기를 자랑하기도 했다.

1936년 밀라노에서 태어난 그는 진공청소기 영업직으로 사회에 첫 발을 내디딘 이후 나이트클럽, 유람선 등을 전전하며 노래를 부르는 일을 하다가 부동산과 미디어 재벌로 거듭났다.

1993년 ‘전진이탈리아’(FI)를 창당해 우파정당들과 연정을 구축해 처음으로 총리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탈세혐의로 연정이 붕괴돼 7개월만에 총리직에서 물러났고 이후 좌파가 주도한 사법 박해의 희생자라고 주장해 2001년 총선에서 두 번째 집권에 성공하게 됐다.

2006년 총선 패배로 물러났지만 2년 뒤 우파 연정을 다시 꾸리며 총리실로 복귀해 총 세 차례 총리에 올랐다.

재임 기간 동안 경제적 성장을 약속하며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지만 도리어 재임 기간 경제 성장은 정체됐고 국가 경쟁력도 추락하는 등 국가부도 위기까지 가기도 했다.

‘축구광’으로 유명한 그는 파산 직전의 AC 밀란을 인수한 후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 A 우승 8차례, 유럽 프로축구 클럽 대회인 유러피언컵 우승 5차례 등 눈부신 업적을 쌓았다.

이날 그를 추모하기 위해 모인 추모객들 역시 상당수가 AC밀란의 팬들이었다고 외신은 전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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