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비핵화 실무협상 결렬…연내 대화 재개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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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0월 6일 10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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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북한이 5일(현지시간) 스웨덴에서 장장 8시간30분동안 비핵화 실무협상을 벌였으나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했다. 미국은 2주 뒤 논의를 재개를 촉구했으나 북한이 연말까지 숙고하겠다고 주장하면서 대화 재개 시점도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협상을 마친 뒤 북미 양측은 상반된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날 북한 측 협상대표인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는 스톡홀름 주재 북한 대사관 앞에서 “협상은 우리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결렬됐다”고 선언하며 “미국이 구태의연한 입장과 태도를 버리지 못했으며 우리가 요구한 계산법을 하나도 들고 나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양측이 협상을 멈추고 연말까지 숙고할 것을 제안했다.

하지만 미 국무부는 북한의 발표가 있은 지 3시간이 지난 시점에서 모건 오테이거스 대변인 명의 성명을 내고 미국은 창의적인 해결책을 제시했으며 북한과 좋은 논의를 했다고 밝혔다.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북한 대표단의 논평은 8시간30분간 이뤄진 논의의 내용이나 정신을 반영하지 않는다”면서 2주 뒤 스웨덴의 초청에 임해 모든 주제에 대한 논의를 계속할 것을 북한에 촉구했다. 북한이 이 제안을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실무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그리스 아테네를 방문한 자리에서 “(북미 양측이) 오랜 시간 토론할 기회가 있었던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양측이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아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에 논의가 쉽게 흘러가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협상 후 북미 양측이 내놓은 발언이 서로 엇갈리자 양측의 논의 결과가 긍정적이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북한 전문매체 38노스의 제니 타운 편집장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존 볼턴(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경질이 협상에서 더 많은 유연성을 제공할 것이란 북한의 기대가 너무 컸던 듯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볼턴 전 보좌관의 경질은 양측이 빅딜과 노딜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는 압박을 제거하긴 하지만, 양측이 서로 원하는 것과 기꺼이 주고자 하는 것 사이의 간극이 좁혀지진 않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북미 실무협상의 결과는 놀랍지 않다”면서 “미국이 장밋빛 성명을 냈음에도 북미 양측의 논의는 아무런 진전을 보지 못한 게 분명하다”고 전했다. NYT는 일부 미 행정부 관리들을 인용, 미국의 실무협상 목표 중 하나는 협상이 길게 늘어지는 동안 북한에 핵 동결을 요구하는 것이었다고 전했다.

다만 양측이 초기 시험단계를 거쳐 대화를 계속 이어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 외교전문매체 디플로맷의 앤킷 팬더 편집장과 비핀 나랑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교수는 포린어페어(FA)에 기고한 에세이에서 “북한은 협상을 정상 궤도로 되돌리고 미국이 입장을 누그러뜨릴 수 있도록 올해 말이라는 아주 분명한 시한을 설정했다”면서 협상 재개 시간표가 정해졌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들은 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다시 치열하게 (미사일) 시험에 나설 수 있다”면서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을 준비하는 동안 (북미) 갈등의 위험을 무릅쓰지 않을 것이란 확신에 따른 것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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