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 유럽 ‘방사능 구름’은 러 핵시설 사고 때문”

  • 뉴스1
  • 입력 2019년 7월 30일 11시 11분


코멘트
2년 전 유럽 하늘을 뒤덮었던 ‘방사능 구름’이 러시아의 핵 관련 시설 발생한 방사능 누출 사고에서 비롯된 것이란 연구결과가 나왔다.

2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독일 라이프니츠대 방사능보호연구소의 게오르그 스테인하우저 연구원은 최근 미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한 논문에서 “방사능 구름과 관련된 1300여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 구름이 카자흐스탄과 인접한 첼랴빈스크 마야크의 핵연료 재처리 공장에서 나온 것이란 사실이 확인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유럽에선 2017년 10월 초 방사능 구름이 나타나 수 주 동안 프랑스·독일·오스트리아 등 전 지역의 상공을 맴돌았다. 이 과정에서 일부 중유럽 국가에선 비정상적으로 높은 방사선 수치가 측정돼 주민들이 공포에 휩싸이기도 했다.

스테인하우저 연구원이 이번 논문에서 지목한 핵연료 재처리 공장은 지난 1957년에도 저장탱크 폭발로 인근 주민 등 수만명이 방사능에 오염되는 피해를 낳았다. 또 2004년엔 인근 강에 핵폐기물을 불법 투기한 사례가 적발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스테인하우저는 “방사능 구름이 러시아 밖에선 인체에 해를 끼칠 수준은 아니었지만, 사고 현장과 가까운 지역에선 심각한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러시아 정부는 당시 방사능 구릅의 자국의 핵시설 사고 때문이란 세간의 관측을 부인하고 있는 상황.

이에 대해 스테인하우저는 “다른 곳에서 비슷한 사고가 발생하는 걸 막으려면 신속한 증거 수집이 필요하다”며 “그러나 러시아 당국이 이를 전면 차단하고 있어 문제”라고 지적했다.

러시아 국영 원전기업 로사톰은 방사능 구름 발생 당시 “현재까지 나온 자료만으론 오염원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기 어렵다”며 “대기권에 재진입한 인공위성이 동위원소를 태워 (방사능을) 방출했을 수 있다”고 주장했었다.

이와 관련 WP는 “2017년 방사능 구름 사건은 유럽인들에게 1986년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 참사의 기억을 상기시켰다”며 “당시 소련 관리들은 침묵을 지키다가 스웨덴 연구진이 보고서를 발표하자 이를 ‘서방의 선전’(Western propaganda)이라고 주장했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