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 英총리 3년 영욕의 순간들…브렉시트 끝내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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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5월 25일 02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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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으며 다우닝가 입성한 순간부터 울먹이며 사임하기까지”

지난 3년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정국을 이끌던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이를 이행하지 못한 채 끝내 사임 의사를 밝혔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메이 총리는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 관저 앞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다음 달 7일 당대표직에서 내려오겠다고 발표했다.

다음은 마거릿 대처 전 총리 이후 26년 만에 영국의 두 번째 여성 총리로 취임했던 메이 총리의 재임 시절 중요 사안을 날짜순으로 정리한 것이다.

◇ 2016년 07월13일: 메이 총리가 다우닝가에 나타나 총리 취임 첫 연설에서 국민들을 후퇴시키는 ‘끓어오르는 불의’와 싸우겠다고 공언했다. 메이 총리는 “모두를 위해 일하는 나라”를 약속했지만 브렉시트와 씨름하며 보내는 시간이 많을 것으로 예상됐다.

◇ 2017년 01월18일: 메이 총리의 의기양양한 모습이 영국 일간지 데일리 메일 1면에 ‘새로운 철의 여인의 스틸’이라는 헤드라인과 함께 실렸다. 브뤼셀에서 “영국에 불리한 거래를 하느니보다는 거래하지 않는 것이 낫다”고 공격적인 연설한 직후의 모습이다.

◇ 2017년 05월22일: 메이 총리는 여론조사 결과 지지도가 50% 이하로 떨어진 후 고령자의 사회보장비용 부담을 늘리고자 했던 선거공약을 후퇴시킬 수밖에 없었다. 대체적인 불신에는 “변한 것이 없다”고 대응했다.

◇ 2017년 06월04일: 메이 총리는 영국에서 3개월 만에 다시 발생한 3번째 차량 공격 테러로 런던 브리지에서 7명이 사망한 직후 “이는 도가 지나치다”며 “극단적인 이념을 격퇴하는 것은 우리 시대의 가장 큰 과제 중 하나”라고 말했다.

◇ 2017년 06월08일: 메이 총리는 여론조사에서는 난공불락의 선두를 달렸음에도 불구하고 조기 총선에서 과반수 의석을 달성하지 못했다. ‘강력하고 안정적인’ 정부라는 거듭된 공언에도 불구하고 그의 권위는 흔들렸다.

◇ 2017년 09월03일: 메이 총리는 보수당 전당대회 연설 도중 잦은 기침, 장난, 심지어 무대에 설치된 슬로건의 글자 낙하 등으로 방해를 받았다. 총리로서의 권위를 되찾고자 했던 시도는 목적을 완전히 달성하지 못했다.

◇ 2018년 09월20일: 붉은 재킷을 입은 메이 총리가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검은색 정장을 입은 남성 회원국 정상들 사이에서 따돌림을 받고 있는 듯한 모습이 연출됐다.

◇ 2018년 10월03일: 메이 총리가 보수당 전당대회에서 아바의 ‘댄싱 퀸’에 맞춰 춤을 추며 연설을 위한 무대에 등장해 청중들을 놀라게 했다. 앞서 아프리카를 순방 도중 현지 전통음악에 맞춰 뻣뻣하게 춤을 추는 장면이 웃음거리가 된 것을 스스로 희화화하는 여유를 부린 것이다. 하지만 이날 춤 장면은 널리 조롱을 받았다.

◇ 2018년 12월14일: EU 정상회의에서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이 영국의 브렉시트 요구를 ‘흐릿하고 모호하다’고 공개적으로 타박한 후 격분한 메이 총리가 그와 공개적인 말싸움을 벌였다. 융커 집행위원장은 메이 총리와 나중에 화해의 키스를 했다고 농담했지만, 이들의 관계가 최고로 원만한 수준은 아님을 보여준 사건이었다.

◇ 2019년 01월19일: 영국 하원이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합의안을 432대 202로 부결시켰다. 영국 현대사에서 최악의 패배였다.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의 제안으로 불신임투표를 실시했지만, 그는 살아남았다.

◇ 2019년 05월21일: 메이 총리가 배수진을 치고 최후의 수단으로 브렉시트에 대한 ‘새로운 협상’를 공언했다. 보수당과 야당인 노동당은 이를 즉각 거부했다.

◇ 2019년 05월24일: 메이 총리가 다우닝가에서 사임을 발표하며 감정에 북받쳐 목이 메었다. 그는 자신을 가리켜 “두 번째 여성 총리이지만 마지막은 여성 총리는 분명히 아니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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