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츠 前 美국방 “北, 완전한 비핵화 절대 안해”

  • 뉴시스
  • 입력 2019년 5월 13일 06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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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김씨일가 생존에 핵능력 보유 필수라고 생각"
"영변 핵시설 수차례 개방·폐쇄…회전문일 것"
"북한 붕괴론은 비현실적…중국이 동의 안 해"

로버트 게이츠 전 미국 국방장관이 북한 비핵화 문제와 관련해 “북한은 절대 완전한 비핵화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회의적 입장을 밝혔다.

게이츠 전 장관은 12일(현지시간) 방송된 CBS ‘페이스 더 네이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북한은 최소한 약간의 핵능력을 보유하는 게 나라와 김씨 일가 생존에 필수적이라고 보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또 트럼프 행정부 집권 후 북미 비핵화 협상 등 대화 상황과 관련해선 “3명의 전임 대통령 하에서 미국은 25년 동안 북한과 협상하기 위해 노력했고 모두 실패했다”며 “25년의 실패 이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접근하고 개인적인 만남을 제안한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는 위험성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미국의 대북 대화 시도에 대해선 “대담한 일(a bold thing)”이라고 평했다.

게이츠 전 장관은 또 “(하노이 회담에서) 김 위원장이 부분적인 핵시설 해체에 있어 약간의 변화를 위해 중대한 제재 해제를 요구한 건 기본적으로 트럼프 대통령 전임자들에게 취해온 것과 동일한 전략”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의 협상 전략에 대해 “좀 해볼 테니 너는 좀 더 해봐(we‘ll do a little and you do more)” 같은 식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또 “김 위원장은 다른 목표를 갖고 있는 것 같다”며 “문제는 수년간의 협상에 걸쳐 영변 핵시설은 수차례나 개방되고 폐쇄됐다는 것이다. 그건 틀림없이 회전문일 것(it ought to have a revolving door)”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게이츠 전 장관은 이같은 맥락에서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제2차 북미 정상회담 노딜 종료와 관련, “(협상장을 떠나버린) 트럼프 대통령이 옳았다”며 “현재로선 완전한 비핵화를 할 수 있다고 믿는 건 비현실적”이라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북한과의 대화 지속 필요성에 대해서는 “당분간은 대화를 유지해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 그는 다만 “북한이 핵개발을 계속하고 있으므로, 그들이 핵실험을 하지 않는다 해도 현재 상황 역시 수용 불가”라고 강조했다.

게이츠 전 장관은 특히 북한의 미사일 발사 재개와 관련해 “북한은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재개했다”며 “장거리는 아니지만, 그런 단거리 미사일은 한국과 일본, 우리의 동맹국에 도달할 능력을 갖췄다”고 경고했다.

그는 “그러므로 핵실험이 없는 한 대화의 문을 열어두는 게 좋을 수 있지만, 어느 시점에서 대화를 질질 끌기만 한다면 어떤 것도 이끌어낼 수 없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북한 문제를) 질질 끈다면 북한은 그들의 (핵) 능력을 계속 구축할 것”이라고 거듭 말했다.

한편 그는 향후 미국의 대북정책에 대해서는 “’만약 북한이 모든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는다면 다른 규제들을 밀고 나갈 가치가 있는가‘, 그리고 ’대안은 무엇인가‘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게이츠 전 장관은 특히 대북 제재와 관련해 “북한은 기근에 직면해 있고, 가혹한 압박 하에 있다”며 “중국은 절대 북한 정권을 붕괴시킬 정도의 가혹한 제재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만약 그렇게 (가혹한 제재를) 한다면 중국은 최소한으로 (북한을) 살려둘 것”이라며 “북한이 붕괴하리라는 관념은 아마도 비현실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존 볼턴 미 국가안보보좌관 등 이른바 ’매파‘들의 대북정책과 관련해서는 “북한 비핵화와 북한이 이웃 국가들을 위협하지 못하도록 한다는 목표는 칭찬할 만하다”면서도 “문제는 25~30년의 경험에 비춰 ’맥시멀리스트‘의 목표는 달성하기 어렵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게이츠 전 장관은 그러면서도 “지금 이 특정 시점에서 북한이나 이란, 러시아와 관련해 보다 유화적 접근법을 가진 사람이 필요한지 확신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게이츠 전 장관은 조지 H.W. 부시 정권 시절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지냈다. 조지 W. 부시 정부 시절 국방장관에 취임, 버락 오바마 정부에서도 직을 유지하며 임기를 마쳐 공화당 정권과 민주당 정권 모두에서 국방장관을 지낸 첫 인물로 꼽힌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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