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2년만에 또 ‘노벨 생리의학상’…韓 올해도 없어

  • 뉴스1
  • 입력 2018년 10월 1일 22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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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2년만에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를 배출하며 과학대국의 입지를 굳혔다. 생리의학상 분야에서 역대 일본인 수상자는 5명이며, 그중 4명이 2012년 이후에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그야말로 일본 전성시대다.

이번 노벨상은 현존하는 최고의 항암제인 ‘면역관문억제제’ 연구개발의 기초를 다진 학자들에게 돌아갔다. 올해 수상자 혼조 타스쿠 일본 교토대 명예교수(76)는 1992년 면역 T세포에 있는 ‘PD-1’ 단백질을 발견했던 것이 수상의 밑거름이 됐다. 그는 교토대 의대를 졸업한 의사임에도 당시 일각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소설학문’으로 여기기도 했던 기초과학 ‘면역학’에 매진한 덕에 큰 결실을 맺었다.

지난 2016년 세포의 자가포식(오토파지) 현상을 규명해 노벨 생리의학상을 거머쥔 오스미 요시노리 도쿄공업대 명예교수(73)도 기초과학에 평생을 바친 인물이다. 오스미 명예교수는 1960년대 도쿄대학 재학 당시 전공이 ‘기초과학’이었다. 또 1996년 일본 오카자키 국립공동연구기구에서 기초생물학연구소 교수를, 2004년 자연과학연구기구에서도 기초생물학연구소 교수를 역임했다.

일본이 연이어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것을 그저 부러워만 할게 아니라 국내 기초과학 시스템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오래전부터 김빛내리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교수 등 연구자들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 후보자로 꼽고 있지만 여전히 노벨상 무풍지대로 남아있다. 후보에도 오르지 못한 이유는 기초과학 중에서도 노벨 생리의학생의 중심에 있는 학문인 ‘기초의학’ 분야가 약하기 때문이란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기초의학 질을 높이기 위해 2004년 의학전문대학원을 도입했다. 당시 의학 석·박사 통합과정을 통해 의과학자를 육성하려고 했지만 지원자는 소수에 불과했다. 오히려 의전원으로 이탈하는 이공계 현실이 더욱 부각됐다. 여전히 기초의학자보단 돈 버는 임상의사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국내 실정이 고스란히 드러났던 셈이다.

연구의사에 대한 사회의 무관심도 문제지만 정부의 소극적인 기초연구 투자도 문제로 지적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8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방송통신위원회 업무보고 모두발언에서 “기초연구 투자 부족으로 일본에서 22명이 노벨과학상을 받았지만 우리나라는 후보에도 끼지 못했다”며 “4차 산업혁명 대비에도 뒤처졌다”고 지적했다.

국내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국내 총생산(GDP) 대비 연구개발비 투자율은 4%대로 세계에서 높은 수준이지만 선진국들과 절대적인 투자금 자체 차이는 크다”며 “지금이라도 경각심을 가져 미래 결실을 기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올해 공동 수상자인 앨리슨 미국 텍사스 MD앤더슨암센터 교수(70)와 혼조 명예교수는 평소 암세포에 무능한 면역세포의 기능을 작동시키는 면역기능 ‘스위치’(수용체)를 발견한 업적을 인정받았다.

이는 현재 전세계 항암시장을 이끄는 다국적제약사 BMS제약의 ‘여보이’(CLTA-4 억제제)와 BMS제약 및 일본 오노약품공업의 ‘옵디보’(PD-1억제제), MSD의 ‘키트루다’(PD-1억제제) 개발에 크게 기여했다. 기초연구를 통해 제품 상용화에 성공한 모범사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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