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밖으로 아이들 던지고…” 교민이 전한 런던 아파트 화재 목격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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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6월 15일 09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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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tyimages 이매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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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밖으로 사람들이 떨어지고 3~8세 정도의 어린아이들이 15층 건물 밖으로 던져지는 것을 봤다더라.”

영국 런던에 거주하는 교민 박선영 씨는 1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런던 크렌펠타워 화재 당시 상황에 대해 “건물에 고립된 사람들의 비명 소리가 여기저기에서 들렸고 구조를 요청하는 모바일폰이나 손전등의 불빛들이 건물 여기저기서 보였다더라”며 목격담을 전했다.


박 씨는 전날 0시 54분께 런던 중서부 래티머로드의 주상복합건물 ‘그렌펠타워’에서 발생한 화재에 대해 “지금 현지 반응들은 충격 이상, 전쟁과 같았던 그런 상황으로 사람들이 묘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불길은 2층에서 시작돼 15분여 만에 아파트 한쪽 벽면 전체를 집어삼키며 순식간에 24층 꼭대기까지 번졌다. 이 사고로 현재까지 12명이 숨지고 약 80명이 부상한 것으로 추정된다.

박 씨는 순식간에 불이 번진 원인에 대해 “2016년에 건물의 보수공사가 있었다. 당시 시공사의 부당한 움직임들이 있었던 것을 감지한 주민들이 자체조직위인 그렌펠액션그룹을 결성해 구청에 화재 위험에 대한 진정서를 냈다는 뉴스가 나왔다. 여러 그런 정황과 주장을 뒷받침하는, 시공사의 부당거래 의혹이 있지 않나 하는 그런 뉴스가 조심스럽게 불거져 나오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고층 건물의 시공 기준에 따르면 아파트 가구의 하나하나가 블록형태의 소방안전 상태로 지어져야 한다. 즉 아파트 한 집에 사고가 나면 그 집이 다 타들어갈 때까지 다른 집으로 화재가 번질 수 없다는 얘기”라며 “이런 전문적인 안전기준을 바탕으로 소방안전규칙이 타워 주민들한테 전해졌었다. 사고가 나면 집안에 머무르라는 것이다. 그런데 결국 그런 규칙을 따랐으면 모든 사람들이 다 죽었을 거라는 뉴스가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렌펠타워의 임대 관리업체인 켄싱턴앤드첼시임대관리회사(KCTMO)는 실제로 “엄격한 화재 기준에 따라 리모델링이 진행됐고, 각 가구의 현관은 최대 30분까지 화재에 견딜 수 있기 때문에 화재 시 다른 고지가 없으면 그대로 실내에 머물러야 한다”는 내용의 소식지를 발행한 바 있다.

박 씨는 “시공사의 그런 기준에 따르면 한 집이 전부 타들어가는 데 최소 30분 이상이 걸린다는 건데, 그렇다면 전부 화염에 휩싸이는 데 걸리는 시간이 최소 60시간 이상이 걸린다는 얘기”라며 “결국 문제가 있어도 단단히 있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런던에는 사실 이런 고층 건물이 없다. 런던의 그렌펠타워는 타워식 블록으로 저소득층 사람들이 살던 집”이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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