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남미 여성 대통령, 리더십 한계 드러난 이유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13일 20시 05분


코멘트
남미의 전현직 여성 대통령들은 정치적 위기에 봉착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남미 여성 리더들의 위기에 대해 남성 중심주의가 뿌리 깊어 개혁을 추진하는 여성 정치인들이 성장하기 어려운 환경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성별 할당 제도에 따라 여성 정치인들이 늘어났지만 전통적인 남성중심적 문화는 여성 지도자들의 한계를 시험한다. 여기에 원유와 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른 경제 위기와 고질적인 권력층 부패 등이 드러나면서 유권자들이 등을 돌린다는 것이다.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은 5월 상원이 대통령 탄핵심판 의견서를 채택해 업무가 정지된 상태다. 상원 전체회의에서 최종 표결이 진행될 때까지 최대 6개월 동안 직무를 수행할 수 없다. 호세프 대통령은 2010년 퇴임 당시 80% 이상 지지율을 기록했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의 후광에 힘입어 브라질의 첫 여성 대통령에 당선됐다. 하지만 룰라 대통령 시절부터 시작된 정부의 회계조작과 지도층 비리 의혹에 휘말려 낙마했다.

‘칠레의 대모(大母)’로 불리는 미첼 바첼레트 칠레 대통령도 지지율이 크게 하락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첫 임기(2006~2010년)를 마치고 퇴임할 때만 해도 지지율이 85%에 달했지만 6일 여론조사에선 불과 22%에 그쳤다. 경기 침체에 권력형 비리 사건, 공교육 개혁 요구 등에 따른 사회불안이 겹치면서 몰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전임 대통령들도 안전하지 않다.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전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재임 당시 중앙은행이 보유한 달러를 인위적으로 시장 환율보다 낮은 가격에 팔도록 해서 국가에 손실을 끼쳤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아르헨티나 경찰은 사기와 부패 등의 혐의로 그와 가족들의 자택 등을 압수 수색했다. 그는 남편인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의 뒤를 이어 2007년 당선됐으며 2011년 재선에 성공하는 등 승승장구했다.
이유종기자 pe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