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교통당국-GM, 車 엔진결함 11년간 쉬쉬”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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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주행중 엔진정지’ 묵살 폭로… 진정 받고도 조치 안취해 13명 사망
의회 진상조사 착수… GM도 내부조사

미국 교통안전 당국이 13명의 사망 사고와 160만 대 리콜 사태를 불러온 GM의 엔진 결함 사실을 11년 전부터 알고도 이를 방치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미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2003년부터 GM의 리콜 대상 차량이 주행 중 갑자기 엔진이 멎는 결함과 관련해 260여 건의 진정서를 받았지만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뉴욕타임스(NYT)가 8일 폭로했다. 2010년엔 당시 바니 프랭크 연방 하원의원(민주·매사추세츠)이 직접 나서 차량 결함을 진정했지만 NHTSA는 “조사할 만한 충분한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답변했다.

미 의회는 교통 당국이 소비자에게서만 불만사항을 받다 보면 대응이 늦다고 보고 2000년 자동차업체들이 직접 안전 관련 사항을 NHTSA에 제출하도록 하는 법을 통과시켰다. GM은 이 법에 근거해 이번 6개 리콜 대상 차량과 관련이 있는 사고를 집계한 결과 2003년 이후 사망 78명, 부상 1581명으로 나타났다고 보고하기까지 했다. 다만 이 사고가 모두 엔진 결함 때문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NHTSA는 최근 문제가 불거지자 107개 항목에 걸친 리콜 관련 질의서를 GM 측에 보냈다. 하지만 NYT는 “대응 시기를 놓친 것은 GM뿐만이 아니었다”며 NHTSA의 ‘뒷북 대응’을 지적했다.

GM의 주요 간부들 역시 10여 년 전부터 엔진 점화 장치 결함으로 치명적인 자동차 사고에 이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1월 중순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한 뒤에야 이 사실을 알게 된 메리 배라 씨는 경영진이 결함을 그렇게 오랫동안 숨긴 이유에 대해 내부 조사를 지시했다.

미 의회도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 다이애나 드겟 하원 에너지통상위원장(민주·콜로라도)은 “부작용 보고가 있을 때는 즉시 공공안전을 위해 분석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을 교통 당국과 자동차업체에 분명하게 말할 것”이라고 밝혔다.

리콜 대상 GM의 6개 모델은 △쉐보레 콜벳 2005∼2007년형 △폰티액G5 2007년형 △새턴 이온 2003∼2007년형 △쉐보레 HHR 2006∼2007년형 △폰티액 솔스티스 2006∼2007년형 △새턴 스카이 2007년형 등이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미국#GM#엔진 결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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